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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는 정신병” 또 불거진 혐오…“접촉자 누구” 논점 흐려
친구사이 측 “위축시켜 숨어들면 사회공중보건에도 도움 안돼”
“우려하던 일이 결국 벌어졌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사는 동성애 성향의 김모(30) 씨는 7일 경기 용인 66번 확진자의 동선 중 그가 성 소수자 클럽을 방문했다는 부분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과 관련해 “기사에 ‘게이 클럽’이라고 명시했는데 그 시간에 다녀갔다 한들 어떻게 진단검사를 받겠느냐”라며 한숨을 쉬었다.
용인시에서는 28일만에 다시 지역사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고 6일 밝혔다. 기흥구 청덕동에 거주하며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남성 A(29)씨다. 그는 재택근무를 하던 지난 2일부터 발열과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나자 5일 오전 자신의 차로 기흥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 채취를 받았고 이튿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젠더 이슈로 불똥이 튀기 시작한 것은 그가 ‘게이 클럽’에 다녀왔다며 동선이 공개되면서부터다. 지방자치단체에서 A씨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위치정보시스템(GPS)을 바탕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표한 확진자 동선에는 이 같은 사실이 포함돼있지 않았다. A씨는 2일 새벽 이태원 소재 클럽 3곳과 술집 등을 방문했으며 클럽에 다녀온 직후 증상이 생겼다고 방역 당국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측에서는 서울시 역학조사를 마친 후 클럽 관련 안내를 시민 전체에게 공지할지, 해당 클럽 방문자들에게만 전송할 것인지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중 한 클럽에서 방역 후 방문자들에게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을 정보 제공 차원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혔고, 기독교계 언론이 이 내용을 보도하면서 ‘게이 클럽’이라 명시했다.

이태원 소재 K클럽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지사항(왼쪽)과 경기 용인시의 66번 확진자 동선공개
이에 사실상 ‘아웃팅(성 소수자임을 강제로 폭로하는 행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부터 지역사회 감염경로 및 확산 예방 보다는 A씨의 성적 지향 등 개인정보와 당일 해당 클럽 등을 방문해 그와 동선이 겹칠 접촉자들에게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동성애는 정신병이다” 등의 혐오 댓글과 “게이 클럽에 2,000명이나 다녀갔다니 내 주변에도 있을 것 같다” 등의 논점이 엇나간 반응이 다수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김 씨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확진자 동선 공개를 지켜보면서 다들 예상하고 두려워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성 소수자를 바라보는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역학조사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봤다. 김 씨는 “성 소수자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 때문에 더더욱 동선 추적이 힘들 것”이라며 “그 시간에 해당 클럽에 다녀갔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공포보다는 ‘내 동선이 공개돼 아웃팅 당할 수도 있다’는 공포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구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A씨의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미 알려진 K클럽만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접촉자에게는 개별적으로 공지할 방침이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김찬영 활동가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게이 클럽이라는 것을 부각시켜 성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혐오를 공고히 하는 것이 위기와 혼란에 직면한 사회에서 언론의 역할은 아닌 것 같다”라며 “과도한 사생활 공개로 인해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는 것은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을 위축시키고 숨어들게 함으로써 사회공중보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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