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엘든링 DLC 리뷰: 본편을 넘지 못한 확장팩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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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4-06-30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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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에게 프롬 소프트웨어의 DLC는 언제나 선물이었다.


다크소울 1, 2, 3를 거쳐 블러드본까지.


각 DLC들은 최소 본편, 혹은 그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1편에서 비교적 부족했던 보스전은 아스토리우스로,


2편에서는 더욱 더 풍부해진 레벨과 보스로,


3편에는 소울 시리즈에서 완성도로 손에 꼽는 게일이 있으며,


블러드본은 말할 것도 없이 DLC가 본편을 잡아먹는 수준이다.




DLC, 확장팩의 역할이 뭘까?


후속편이 아닌 이상, 확장팩은 본편이 선사했던 재미를 다시 제공하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기존 프롬의 DLC들은 새로운 레벨(지역)과 보스들로 그 감각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해왔다.


이번에 나온 황금 나무의 그림자, 엘든링 DLC도 마찬가지다.


그림자의 땅은 틈새의 땅의 축소판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글쓴이 생각에 여기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maxresdefault.jpg 엘든링 DLC 리뷰: 본편을 넘지 못한 확장팩

엘든링 황금나무의 그림자



1) 레벨 디자인


DLC 이전에 본편의 레벨 디자인 이야기를 좀 해보자.


디렉터인 미야자키는 엘든링이 오픈 월드라기보다는 오픈 필드라고 인터뷰한 적이 있다.


글쓴이는 기존의 오픈 월드 보다 '스테이지'가 뚜렷하게 배치되어 구성됐기에


오픈 필드라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엘든링은 레벨 스케일링이 존재하지 않고, 각 지역별 적절한 레벨이 존재한다.


초반부에는 케일리드에 가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즉, 엘든링은 여러 스테이지를 넓게 배치한 '필드'의 성격과,


어쨌거나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 '월드'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다.




다시 DLC로 돌아와서,


클리어 이후에 DLC의 평가를 좀 찾아봤는데


이때 '높은 밀도'라는 평가를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실제로 그림자의 땅은 각 스테이지를 '수직적'으로 배치해뒀다.


수평적으로 넓게 펼친 기존 틈새의 땅과 다르게 말이다.


그러나 비교적 좁은 구간에 다양한 레벨(지역)을 겹겹이 쌓았다고


이것이 밀도가 높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1719665255.jpg 엘든링 DLC 리뷰: 본편을 넘지 못한 확장팩

1편의 밀도 높은 레벨 디자인


수직적인 레벨 구조는 프롬의 유명한 디자인 방식 중 하나다.


단순 수평보다 레벨을 다양하게 설계하기 좋고,


시야 유도나 늘어난 갈림길은 탐험을 더 풍부하게 한다.


길찾기가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아무튼.




기존에는 던전을 수직적으로 설계한 것에 그쳤지만,


DLC 그림자 땅에서는 각 지역인 필드를 수직적으로 배치했다.


본편에서 '던전 규모의 레벨' 내에서 수직적인 탐험을 진행한다면,


이번에는 '거대한 필드 규모의 레벨' 사이에서 수직적 탐험을 진행한다.


푸른 해안의 상층 / 하층 / 묘지 평원 / 톱니산.


Elden Ring Screenshot 2024.06.22 - 03.26.20.83.png 엘든링 DLC 리뷰: 본편을 넘지 못한 확장팩

묘지 평원에서 보는 푸른 해안 상층


라우프의 기슭 / 라우프의 옛 유적,


그림자 알터/ (보니 마을) / 은자의 강 / 나락의 숲 등등


Elden Ring Screenshot 2024.06.27 - 00.32.29.83.png 엘든링 DLC 리뷰: 본편을 넘지 못한 확장팩

그림자 알터에서 보는 보니 마을과 은자의 강


이렇게 각 필드들의 수직적 연결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실제로 이를 탐험할 수 있다는 것은 꽤나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수평 구조였다면 시야의 한계가 있기에 대개 랜드마크로로 유도하지만,


수직적 구조라면 위나 아래에 위치한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자주 볼 수 있기에


랜드마크가 없이 그 자체만으로 탐험 유도가 가능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지역의 진입 방법이 단 '하나'인 동시에 명시적이다.


아래 사진은 메인이 아닌 지역들 진입 방법들이다


H64ZEPVXBRESNLSIHJBIE3GLAE.png 엘든링 DLC 리뷰: 본편을 넘지 못한 확장팩

본편에서 대부분의 지역들 자체에 진입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다.


굳이 찾아보면 알터 고원이 있겠지만 여기는 나무위키 피셜 진입 방법이 4가지가 있으며,


부절을 하나 찾으면 다른 부절의 위치도 알려줘서 탐험하다보면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DLC는 이 '진입' 자체를 숨겨놓는 동시에 선형적으로 만들어놨다.


그나마 묘지 평원에서 푸른 해안 / 그림자 알터에서 라우프의 기슭은


이런 수직적 구조를 활용하여 각 지역에 접근시키지만,


묘지 평원에서 톱니산 / 그림자 성에서 나락의 숲은


이런 메인 지역을 이렇게까지 숨겨놓을 필요가 있을 정도로 숨겨져 있다.


이렇게 숨겨두면 도대체 수직 구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관찰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힌트도 없다.


그저 월드 내에 연결되어 있는 부분을 우연히 발견해야 진입할 수 있다.


수직적 탐험에서 요구되는 관찰 및 고민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운로드.jpg 엘든링 DLC 리뷰: 본편을 넘지 못한 확장팩

본편 스톰빌 성에서의 관찰 및 탐험 예시


"아니 애초에 길찾기 좆같고 진입 어렵게 만드는 게 프롬의 전통 아님?"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3편에서 가장 유명한 무명왕이 사는 고룡의 꼭대기는 공략을 보지 않으면 대부분 놓칠 것이다.


글쓴이도 DLC 진입 방법은 1편부터 엘든링까지 하나도 빠짐 없이 공략 봤다.


핵심은, 진입 방법 '이후'가 컨텐츠인 전작 시리즈의 DLC와 다르게


엘든링은 이러한 진입 방법도 찾는 그 '과정'이 컨텐츠다.




수직적 구조를 만들어두고 관찰을 통한 접근을 못 하게 설계해버리면,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던전 규모의 수직적 구조는 관찰과 탐험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공간도 던전 자체로 한계가 있기에 합리적이다.


그러나월드 크기로 넓혀놓고서 그저 단 하나의 숨겨진 진입 방식으로 막아두면


오픈 월드로서의 의미가 있나 싶다.




만약 각 필드의 퀄리티가 좋으면 또 상관 없을 수 있겠다.


진입은 어렵지만 그 내부 레벨은 재밌는,


기존 DLC와 비슷하게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글쓴이에게 메인 퀘스트 경로가 아닌 필드들은 대부분 공허하게 느껴졌다.


최소한 밀도가 높다고는 할 수 없다.


푸른 해안, 손가락 유적들, 라우프의 기슭, 톱니산, 나락의 숲 등


손가락 유적은 그냥 비주얼 전용 공간에 불과하고,


톱니산은 그냥 일직선 + 용 연속 잡기가 컨텐츠의 끝이며,


특히 나락의 숲은 대충 만든 것 같다.


잠입 파트는 그 공허하면서 넓은 필드를 어떻게든 때우려고 넣은 느낌이다.


Elden Ring Screenshot 2024.06.28 - 20.09.17.42.png 엘든링 DLC 리뷰: 본편을 넘지 못한 확장팩

찍은 스크린샷이 이거 하나인 나락의 숲

지도 또한 이 진입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데,


수직적 구조를 만들어 놓고 지도를 필드 안쪽에 박아두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라 생각한다.


지도를 찾는 과정 자체를 탐험이라고 생각해보면 이해는 되지만,


본편에서 지도를 먼저 주고 그 지도에 그려진 다양한 그림을 보며


탐험을 유도하는 방식과 상충된 방법이다.


맵이 가려져 있어 탐험이 꺼려지는 것도 좀 있다.


1.png 엘든링 DLC 리뷰: 본편을 넘지 못한 확장팩

위에 있는 줄 알고 한참을 찾았던 라우프의 기슭 지도


생각 이상으로 숨겨놓은 지역들과


과연 설계하기는 한 걸까 싶은 수준의 탐험 유도 방식은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2) 성장 곡선


엘든링에서 탐험은 그 자체의 재미도 있지만, 전투에서 큰 영향을 준다.


탐험을 하지 않고 시작하자마자 바로 멀기트로 달려갔다가,


개같이 쳐맞고 흐느낌의 반도로 울면서 내려가는 플레이어를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실력 있으면 잡고 그게 아니면 강해져서 오라는,


전투의 일관성을 사라지지만 그에 맞게 탐험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엘든링의 방향성을 알 수 있는 튜토리얼이다.




엘든링 본편에서는 언제나 선택지를 제공했다.


멀기트는 좀 극단적이었지만 그 외에는 그렇지 않다.


호수의 리에니에와 케일리드 둘 중 하나를 취사 선택하여


한 쪽이 막히면 다른 쪽 탐험하는 식으로 성장이 가능하고,


알터 고원에 진입해서는 도읍 로데일과 화산관이 있다.


DLC에서도 이처럼 선택지를 제공한다.


막히면 다른 곳에 가서 탐험하고 오라는,


그러나 문제는 이게 멀기트 방식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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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기트

멀기트는 아주 특이한 보스다.


첫 번째, 못해도 두 번째 보스인 주제에 3편 히든 보스인 무명왕보다 훨씬 어려운 괴이한 스펙을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탐험의 필요성을 플레이어 뇌에 강제로 주입시켜주는 놈인데,


DLC는 게임 내내 이런 방식이다.


우선 대가리 깨뜨리고, 다른 곳으로 쫓아내는 방식말이다.


이건 분명 좋은 방식이 아니다.


본편에서는 튜토리얼 느낌 + 게임 방향성 알려주는 한에서 납득이 된 것일 뿐.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게 훨씬 좋은 방식이다.


UNYDIVDEQFFTNERSSFWSJG3MEQ.png 엘든링 DLC 리뷰: 본편을 넘지 못한 확장팩

그림자의 땅 메인 퀘스트 탐험 동선


그림을 보면 동선이 아주 극단적이다.


메인 보스 동선이 굉장히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는데,


다른 곳으로의 유도 따위 없이 그대로 직진하면 아마 지옥을 보게 될 것이다.


황당할 정도로 다른 지역으로의 유도가 없다.


지도도 숨겨둬서 다른 지역으로 가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탐험을 유도하는 게 DLC에서는 꽤 어렵다.


왜나면 그 동기부여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성장을 시작하는 단계인 본편에서는


무기, 영체, 아이템, 도구, 단석, 풀 등등 온갖 아이템들이 중요하며 성장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러나 DLC 시작 시점에서는 사실성 성장이 이미 마친 상황이기에,


새로운 무기나 영체만으로 플레이어의 탐험을 유도하는 건 녹록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탐험을 유도하지 않고 대놓고 쭉 연결해서 메인 보스만 밀 수 있게 설계해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나 난이도는 높여야 하고, 탐험 또한 완전히 갖다 버릴 수 없기에 그림자 파편이란 걸 만든다.


이 설계가 잘 작동하면, 숙련된 플레이어는 쭉 고난도의 전투를 즐기고,


비교적 떨어지는 플레이어는 적절히 탐험을 하고 와서 강해진 후에 전투를 할 것이다.


Elden Ring Screenshot 2024.06.27 - 21.17.10.49.png 엘든링 DLC 리뷰: 본편을 넘지 못한 확장팩

그러나 이러한 그림자 파편만으로 맞춘 성장 및 전투 설계와,


앞서 설명한 월드 설계 및 탐험 동선 등의 레벨 디자인 문제가 엮여


전투의 재미도, 탐험의 재미도 아쉽게 느껴졌다.




본편에서는 전투의 일관성을 포기하는 대신 그 자리를 탐험의 즐거움으로 대체했다.


마찬가지로 DLC도 전투의 일관성을 포기했으나 그 자리를 탐험의 즐거움이 대체하지 못한다.


차라리 이럴거면 탐험을 포기하고 선형적 레벨로 전투의 일관성이라도 챙겼으면 어땠을까 싶다.




3) 전투


여기는 힘들어서 그냥 간단하게 써보겠다.


프롬 전투의 골자는 회피다.


보스의 거대한 공격을 알맞게 피하는 데에서 오는 쾌감이 핵심이다.


글쓴이는 보스의 합을 맞추는 느낌의 전투를 좋아한다.


적절한 리듬감과 템포, 보고 피할 수 있는 공격들, 그러나 쉽지 않은.


이러한 것들이 모여 즐거운 프롬의 보스 전투가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DLC의 보스들의 완성도는 꽤 좋다고 생각한다.


사자무는 속성별로 바뀌는 대처법을 고민하며 잡는 재미가 있었고,


렐라나는 선딜이 없는 공격이 많았지만 결국 방패로 대처할 수 있었으며,


2페이즈에선 무기 속성을 통해 어느정도 회피를 요구하면서 난이도를 올리는 방식이 좋았으며,


메스메르는 빠르지만 합리적인, 다양하고 새로운 패턴을 보여주며 DLC에서 손에 꼽는 재미를 선사한다.


블러드본 코스가 그림자 땅에 놀러온 것도 볼 수 있다.


노장이나 화신처럼 좆같은 보스도 있었지만...




근데 라단이 좀 아쉽긴 하다.


DLC 최종 보스가 재탕이라니...


2페이즈에서 빛 공격으로 시야를 막거나 다단 히트를 넣어놔서


보고 회피하기보다는 막거나 무지성 구르기 연타를 하게 하는 패턴들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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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전 작품들 DLC를 기준으로 했을 때,


1편은 아스토리우스, 3편은 게일, 블러드본은 루드비히만큼의


임팩트 있는 보스는 엘든링에 없지 않았나 싶다.




4) 결론


글쓴이는 프롬 DLC에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이 아마 처음으로 아쉬움을 느끼는 DLC가 아닐까 싶다.


재미가 없는 것은 분명 아니었으나


선형적으로 설계해뒀으면서 그걸 주욱 찢어 뿌려둔,


어떻게 보면 본편에서 잠재했던 문제가 나타난 게 아닐까 싶다.


본편에서는 이 모든 걸 탐험과 성장의 재미가 잡아먹었기에 드러나지 않았으나,


DLC에서는 탐험과 성장의 재미가 느껴지지 않으면서 여러 문제점들이 눈에 띈다.


나락의 숲처럼 레벨 자체의 부실 문제도 없지는 않다.


그래도 기준이 엘든링 본편이라 그렇지 분명 재밌는 게임이다.


무엇보다 비주얼이 참 좋다.


글쓴이가 감탄했던 순간 스크린샷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겠다.


Elden Ring Screenshot 2024.06.28 - 18.42.15.66.png 엘든링 DLC 리뷰: 본편을 넘지 못한 확장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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