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장문) 레온 6세의 친부 질문에 대한 답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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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기먹는스님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4-06-2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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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레온6세가 미하일 3세의 아들이라는 기록의 출처..?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은 없습니다.
다만 정황상 바실리오스 1세의 친자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우선 레온 6세가 미하일 3세의 아들이라는 정보의 출처는 '시메온 로고테테스'라는 동로마 역사가입니다.

사실 여기서 논란이 발생했는데, 시메온을 제외한 당대 역사서들은 레온 6세를 미하일 3세가 아닌, 바실리오스 1세의 아들로 기록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시메온은 레온 6세를 미하일 3세의 아들로 기록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데, 시메온이 마케도니아 왕조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에, 바실리오스를 폄하하기 위해 미하일 3세의 친자로 적었다는 견해가 있긴 합니다.


Q2. 866년 당시 미하일의 인간관계, 그리고 주변정황

당시 정황도 좀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하일 3세는 적어도 850년 초반부터 잉게리나와 연인의 관계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레온 6세가 태어나는 866년까지 미하일 3세는 단 한명의 아이도 낳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정부인 데카폴리티사를 통해서도 아이를 갖지 못했습니다. 이 866년이라는 해가 좀 특이한데요, 바실리오스가 잉게리나를 아내로 맞이한 해가 정황상 865~866년 사이입니다. 바실리오스가 잉게리나를 아내로 맞이한 이후 덜컥 아이가 생기는 것은 좀 이상하다고 봅니다.

결정적으로 미하일 3세는 레온이 태어난 직후 바실리오스를 몰아내고 바실리키아노스라는 자신의 심복을 부제로 삼으려는 시도를 보이면서 둘의 사이가 완전히 갈라지게 되는데, 미하일 3세의 이런 움직임은 레온이 바실리오스의 아들이 맞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긴 합니다. 레온 6세가 탄생했을 당시, 바실리오스의 나이는 50이 넘은 나이었고, 60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요, 만약 레온이 정말로 미하일 3세의 아들이었다면, 미하일이 바실리오스를 폐할 이유가 없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당시 미하일의 나이는 26세로, 시간은 그의 편이었거든요. 바실리오스가 사망한 이후 천천히 공동황제로 임명해도 늦지 않을겁니다.

그렇다면 바실리오스를 제거하고 바실리키아노스를 부제 삼고자했던 미하일 3세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실리오스가 죽고 미하일 3세의 단독 통치가 다시 돌아온다 하더라도, 레온 6세가 바실리오스의 아들이 맞다면, 자식이 없는 미하일 3세는 레온을 후계자로 삼기 대단히 껄끄러울 것입니다. 그것은 아모리아 왕조의 연속이 아닌, 바실리오스 왕조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866년 이전까지 미하일 본인은 그동안 정부인 데카폴리티사, 그리고 잉게리나를 통해서도 단 한명의 아이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바실리오스와 잉게리나가 혼인한 이후, 덜커덕 레온 6세가 태어나죠. 시메온 로고테테스의 연대기에 한가지 흥미로운 기록이 있는데, 미하일이 바실리오스를 폐하고 바실리키아노스를 부제로 삼으려고 하자, 에우도키아 잉게리나가 필사적으로 미하일에게 매달리며, 오열까지 해가면서 바실리오스를 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합니다. 하지만 미하일은 도리어 화를내며 잉게리나의 부탁을 단칼에 거절하는데요. 레온이 정말로 바실리오스와 잉게리나 사이에서 나온 자식이라면, 미하일 입장에선 잉게리나가 자신의 손을 떠났다고 충분히 생각했을 여지도 있을겁니다. 때문에 미하일 본인이 그리도 아끼던 잉게리나를 매몰차게 거절했을 수도 있다는 추론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당시 미하일 역시 후사가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공격적으로 반응했을 여지도 있을 것이구요. 여담으로, 미하일에겐 삼촌 바르다스의 아들 안티고노스라는 그나마 비슷한 연배의 혈육이 있었는데, 이 안티고노스는 일찍 요절해버렸습니다.


Q3. 레온 6세, 바실리오스 1세의 관계

그렇다면 바실리오스와 레온의 사이는 왜 안좋았던 것일까? 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 수 있을텐데요. 게네시오스,콘티누아토스 등 당대 9~10세기 비잔틴 연대기 작가들의 기록을 보면, 레온과 바실리오스의 사이는 신하들의 이간질로 인해 사이가 급격하게 안좋아졌다고 기록하였습니다. 테오파네스 콘티누아투스는 이 과정을 좀 자세하게 묘사하긴 합니다. (이 기록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글이 지나치게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신하들의 이간질로 인해 레온과 바실리오스의 이간질로 인해 둘의 사이가 멀어졌다라고 주장하는 기록은 크로스체킹이 가능합니다. 심지어 레온 6세가 미하일 3세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시메온의 서술 역시 콘티누아투스의 기록과 동일합니다.

재밌는 점은, 시메온은 레온 6세가 미하일 3세의 아들이었기에 바실리오스가 그를 싫어했다고 언급하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한, 신하들과의 이간질로 인해 바실리오스가 레온 6세에게 격노했으며, 레온 6세를 감옥에 가두고, 맹인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기록합니다. 즉, 바실리오스가 레온의 친부가 맞다고 주장하는 쪽의 기록을 따른 것이죠. 때문에 시메온 기록의 신빙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만한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레온 6세는 바실리오스를 아버지로 생각했을까? 에 대한 의문도 들 수 있을텐데요, 우선 노리치 경이 소개하는 레온 6세가 바실리오스의 시신에 보이는 공격적인 행위의 출처는 미하일 3세가 친부라고 주장하는 시메온입니다. 신기하게도, 다른 동로마 사서들은 레온 6세의 부정적인 행위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습니다. 설령 시메온이 주장하는 레온 6세의 행동이 진짜였다고 한들, 그러한 행동이 과격하게 보일 여지는 딱히 없다고 보여집니다. 정의로운 황제를 표방한 미하일 3세의 아버지 테오필로스의 경우, 미하일 2세를 구출하고 레온 5세를 살해한 공신들을 모조리 처형합니다. 레온 5세의 전관예우 및 정의의 실현이라는 명목으로요. '처형'이라는 개념에 부정적이었던 동로마 사회를 감안할때, 테오필로스에 비해 레온 6세의 그러한 행위는 참작의 여지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비록 후대의 기록이긴 하지만, 오히려 요안니스 스킬리치스의 기록에 한가지 흥미로운 대목이 있습니다. 스킬리치스는 레온이 황제에 즉위하자마자 자신과 바실리오스의 사이를 이간한 신하를 추방하고, 실명형을 선고한 일화를 소개합니다. 양측의 상반된 기록... 흥미롭지 않나요? 이러한 부분 역시 시메온의 기록에 의문부호를 남깁니다.

레온 6세가 미하일 3세의 아들이었다고 믿었을 것 같다라는 이야기 역시 신빙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정말로 미하일 3세가 레온 6세의 아버지였다면, 아모리아 왕조에 대해 부정적으로 서술하는 9~10세기 동로마 사서들의 일관된 진술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만약 정말로 레온 6세가 미하일 3세의 자식이었다면, 선임 황제였던 미하일 2세와 그의 아들,손자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9~10세기 비잔틴 기록들의 진위를 다시한번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결론

앞서 말씀드렸듯, 레온 6세의 친부 여부는 확실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여러가지 사료적 정황을 미루어 보아, 제 개인적으로는 바실리오스의 아들이라는 점이 조금 더 신빙성이 높다고 보여집니다. 미하일 3세의 아들이라기엔, 그것을 주장하는 사료는 시메온 로고테테스의 기록 뿐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기록에서 보이는 여러가지 모순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골을 발굴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는 방법이겠습니다만, 남아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사료를 통해 합리적인 추론을 하는 방법밖엔 없습니다. 항상 기억하세요, 역사 연구의 시작은 무조건 '1차 사료' 입니다.

비록 부족한 답변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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