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젖과 꿀이 흐른다던 스팀 인디씬 근황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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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쿠로 댓글 0건 조회 45회 작성일 24-06-21 13:31본문
슈미보 개발자: 안녕하세요. 스팀 인디씬 근황 소개를 맡은 밸브 명예 영업사원이자 인디신화의 주인공 에드먼드 맥밀란입니다.
직원: 근데... 인디신화라고 하지만 슈미보는 나온지 좀 된 거 아닙니까? 약빨 안 설텐데..
맥밀란: 슈미보만 만든게 아니라 슈퍼메가히트작 아이작의 번제도 만들었습니다만?
꼴받게 나와서 하프라이프 신작 3개월 뒤로 미루지 말고 얼른 꺼져요.
직원: ㅎㅎ ㅋㅋ ㅆㄹ
맥밀란: 어흠... 일단 지금의 스팀 인디씬은 예전같은 젖과 꿀이 흐르던 동산이 아니에요. 전쟁터라는 말이 맞습니다.
게이머: 뭐 게임은 여전히 새로운게 잘 나오고 있지 않나요? 추천작들 웬만하면 다 해볼만 하던데...
맥밀란: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사실 그건 3차 필터를 다 뚫고 올라온 본선진출작에 가깝습니다.
게이머: 아 뭐... 많이 나오긴 하겠죠?
맥밀란: 그게 그냥 봐서는 뭐 얼마나 나오는지 잘 몰라요. 자, 2023년을 예로 들어봅시다.
스팀 출시 인디게임들 중 할만했던 게임 한번 쭉 꼽아보시겠습니까?
게이머: 음... 일단 피자 타워, 리썰 컴퍼니, 산나비, 드렛지.... 어음 당장 기억은 안 나지만 쭉 꼽자면 한 20개 정도는 될 것 같은데요.
맥밀란: 다른 게이머들까지 의견 수집해서 23년 할만한 인디게임 50선을 채웠다고 칩시다. 그러면 그 50개가 2023년 스팀 출시게임의 몇%를 차지할까요?
게이머: 어음.... 10%? 아니 ㅎㅎ 뭐 많이 나오니까 한 3%는 되지 않을까요?
맥밀란: 정답은 0.34%입니다.
게이머: 헐 시1발;;
맥밀란: 산나비 같은 국가한정 히트작들이나 큐레이터 키 배포같이 사전 홍보활동으로 띄운 게임까지 포함해도
스팀 상점 1페이지는 커녕 하단 스크롤 페이지에 얼굴이나마 비춰보는 게임이 출시작의 3%도 안되고, 그 중에서도 0.5% 정도만이
쿨타임 차면 튀어나오는 AAA게임까지 섞인 채로 피튀기는 경쟁을 하는게 지금 스팀 인디씬인거죠.
게이머: 아니 이건... 이거 좀 뭐가 과장된...게 아닌가?
맥밀란: 못믿겠으면 지금 당장 스팀을 켜서 신규 출시 항목을 찾아보세요.
게이머: 인기 신제품 말이죠?
맥밀란: ㄴㄴ
이 버튼을 누르고
우측 필터에서 선택한 유형 보기 -> 게임 을 체크 하면 끝
게이머: 어엉?? ...이게... 뭐지? 이런 것도 게임인가?
맥밀란: 듣는 개발자 상처받는 소리 하지 마십쇼.
저기 보이는 큐빅 테트리스, 본드 같은것도 당당히 스팀에 10만원 내고 정식 출시된 스팀 게임입니다.
여러분이 나온지도 몰랐을 뿐이지.
게이머: 맙소사, 이런게 있는지도 몰랐는데! 아니 왜 신작을 이렇게 가려버리는거죠?
게이브가 또 돈에 미쳐서 그런건가?
게이머: 아잇 깜짝이야
게이븐: 하지만 이건 어쩔수가 없어요.
한달만에도 수십, 수백개씩 쏟아져 나오는 게임을 선별하려면 결국 알고리즘을 써야 합니다.
게이머: 아니 메인에 걸어주고 피쳐드 해주는 건 그럼 뭡니까? AI가 일러스트까지 뽑진 않을텐데.
게이븐: 그건 검증된 기대작들에 대한 서비스 같은거죠. 예전부터 메이저 인디 안 가리고 해오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인디게임 하나 메인페이지에 프로모션 해줬다가 살해위협까지 당했다니까요.
맥밀란: 사실 2014년이면 본격적으로 출시작이 많아지던 시기라 저렇게 피쳐드 되는 것 자체가 행운이었거든요.
그런데 저 게임 제작자는 피쳐드된 일러스트 좀 구리다고 게이브 뉴웰 죽이네 마네 하다가 그대로 퇴출되어버렸습니다.
게이븐: 뭐 생색내는 것 같지만... 어쨌든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최대한 잘 해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스팀 큐레이터들도 빛 못 보는 게임들을 유저들의 힘으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고,
스팀 넥스트 페스트 같은것도 그냥 퍼블리셔 낀 덩치들 연레행사가 아니라
인디 개발자들이 자기 PR을 하기 위한 무대로 만든거죠. 덩치들은 어차피 따로 테마관 열어줍니다.
게이머: 하긴... 넥스트 페스트 재밌는거 많아서 찜 몇 했지...
그래도 메인페이지에서 모든 신작리스트 바로가기 메뉴는 만들어줘도 되지 않나요?
게이븐: 사실 예전엔 그런 링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구글 검색 2페이지 수준의 이용률이 나와버려서요.
우리도 결국 사업체고 게임이 많이 팔려야 돈을 버는거니까 그런 쪽으로 개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맥밀란: 당장 당신도 신작 리스트 보라니까 '인기 신제품' 으로 이해하지 않았나요?
게이머: (머쓱)
맥밀란: 뭐 게임이 워낙 많이 나오다보니까, 추천작으로만 추려도 우루루 나와버려서
진짜 똥겜헌터가 아닌 다음에야 모르는게 정상입니다.
게이머: 와... 그러면 지금은 인디 만들어서 내봤자 미친듯이 비비지 않으면
구매자 한 명 없이 밀려날 수 있다는 거 아닙니까?
맥밀란: 그래서 개발자들도 여러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아까 말했듯이 큐레이터들에게 키를 뿌려서 홍보를 하는 방법이라던가
SNS, 레딧 같은 커뮤니티에서도 영세 개발자들을 위해서 홍보를 허용해주는 곳을 쓸 수 있습니다.
게이븐: 참고로 홍보용 키를 뿌릴 수 있게 큐레이터 커넥트를 만든 건 내가 유명 리뷰어네 어쩌네 하면서
영세 개발자들에게서 스캠 메일을 보내서 키를 뜯어다가 시디키즈 G2A 같은 곳에 내다파는 쓰레기들이 있어서
그놈들 엿 좀 먹이려고 만든 것도 있습니다.
맥밀란: 뭐 요샌 페이크 계정으로 인원수를 불려서 유명 큐레이터랍시고 사기치거나
멀쩡하던 큐레이터도 사람 좀 모았다고 리뷰용 키 많이 받은 거 몇 개는 떼서 팔다 걸리는 놈들도 나오고 있지만요.
게이븐: 뭐 저희도 노력하고는 있지만 다 막기는 힘듭니다.
참고로 사기를 알아차린 개발자가 키를 리보크해버리면 여러분은 돈만 날리게 되니까 그런데서는 애초에 사지 않는게 좋아요.
게이머: 으 극혐... 그런데 왜 갑자기 정품 키 구매 캠페인을 하시죠?
맥밀란: ... 인디게임 발전을 위한 거국적인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게이머: 일단 알겠는데, 아까 홍보수단 듣다보니 생각나는게 출시 전에 데모버전같은거 풀면 효과적이지 않나요?
옛날엔 데모 뿌리는게 근본이었다던데...
맥밀란: 그렇긴 합니다만, 스팀 구조상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맥밀란: 일단 출시예정작 리스트를 봐도 데모가 있는지 없는지 리스트에선 한 눈에 보이지도 않고
사람들이 데모를 많이 플레이해줘도 커뮤니티에선 화제가 될 지 모르지만 스팀 시스템상에선 딱히 노출이 잘 되지도 않습니다.
스팀 시스템 내에서 데모에 대한 긍정적인 리뷰를 남길 공간도 접근성 떨어지는 스팀 포럼밖에 없으니
그거 가지고 알고리즘이나 바이럴 스노우볼을 굴리기도 힘들죠.
맥밀란: ...그렇게 살 빼고 쳐다봐도 이게 현실입니다.
게이머: 그러면 결국 데모는 올리기만 하고 SNS 같은 걸 써서 비벼야 하겠네요?
그런데 언제 또 홍보하고 그러지... 메타광고 같은것도 다 돈이던데.
맥밀란: 그래도 언제나 답을 찾는게 사람 아닙니까? 프롤로그 메타가 요즘엔 유행입니다.
게이머: 프롤로그? 아 그 설마 요즘 자주 보이는...
맥밀란: 네 그겁니다. 데모버전을 출시예정 타이틀에 붙이는게 아니라, 아예 별도의 제품으로 등록해버리는겁니다.
게이머: 그래봤자 게임 자체는 데모버전이랑 같을텐데... 15만원 더 내는 장점이 있나보죠?
맥밀란: 이렇게 해 버리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1. 긍정적 리뷰와 피드백을 출시전에 빌드업 할 수 있음(게임이 무료니까 사람들이 더 너그러움)
2. 게임 테스트는 충분히 할 수 있으면서도 얼리억세스 출시보다 업데이트 압박이 훨씬 덜 들어옴
3. 리뷰 수와 플레이어 베이스를 등에 업고 노출도 최상인 인기 신제품 리스트에 당당히 입성할 수 있음
4. 무료로 론칭했다 여차하면 유료로 변경할 수도 있고, 전환과정 귀찮으면 어차피 버리는 패다 하고 내리면 그만임.
5. 그 외 스팀 출시작이 이용가능한 서비스를 거의 대부분 사용할 수 있음
게이머: 어쩐지... 요새들어 많이 보이더라.
맥밀란: 나머지는 사실 곁다리고 3번이 제일 크죠.
인기 신제품 리스트에는 많아야 10개가 들어가는데, 그 치열한 경쟁을 비교적 쉽게 뚫어낼 수 있으니까요.
게이머: 왜인지 시스템을 악용하는 느낌이라 꺼림칙한데...
맥밀란: 뭐 요즘엔 그런 여론도 슬슬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위시리스트 모으기를 통해 인기 출시예정 작품에 리스트업 시키는 고전적인 홍보방식도 잘 쓰고 있습니다.
게이머: 인디개발이면 돈도 인력도 쪼들리는 사람들 아닌가? 개발하기도 빡셀텐데 이런 걸 언제 다 하죠?
게이머: 누구세요?
인디 개발자: Echo:Singularity00 라고 나오지도 못한 게임 만들던 개발자입니다.
급으로 치자면 제일 하위겠죠.
게이머: 나머지 급은 어떻게 되는데요?
인디 개발자: 개발 하기도 바쁜 최하급 하드코어 인디와
어느정도 인원수가 있거나, 자금이 있어서 SNS 활동도 할 수 있는 영세 인디,
그리고 20명 이상의 풍부한 팀과 전문 마케터가 포진하고 있는, 투자만 못 받은 헤비급 인디 3종류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게이머: 이게 업계에서 도는 명칭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