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맞다니까?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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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기먹는스님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4-06-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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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다'




이 말은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를 함축하는 표현인데


9788972914297.jpg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맞다니까?


사실 E. H. 카가 비판의 여지도 많고


소련사 연구에 인생을 바쳤을 정도로 소뽕 성향이 강해서


당대에도 '소련에 지나치게 우호적 아니냐'고 까였을 정도로


2016110308151233621_3.jpg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맞다니까?


한국에서는 한 때


불온서적 취급당한 적도 있었을 정도긴 하지




근데 이러한 비판을 떠나서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이걸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해방 이후 조선사나 고려사에 대한 인식인데



가령 이승만 시기에는


선조에 대해 굉장히 평가가 후했거든



아무래도 당시 시기가 전쟁을 겪었기도 했고


비록 이기진 못했지만 결국 격퇴 했던 데다가


지도자가 수도를 버리고 피난 갔던 점이


아무래도 동질감을 느껴서 그랬던 거 같은데



IMG_1121.jpg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맞다니까?

그래서 1950년대나 1960년대에는


선조에 대해 '선조대왕' 이라고 불렀고


이렇게 위인전이 나올 정도로 평가가 좋았어


오늘날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




그리고 박정희 시기에는


이번엔 무신 정권 시기를 엄청나게 밀어줬어



원래 무신 정권 시기 인물들은


고려사에 죄다 반역 열전에 박제되었을 정도로


'저 역도 새끼들' 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는데



박정희 본인이 군사정변으로 집권했다 보니


군사정변에 대해 어떻게든 정당성을 만들어야 했었기에


unnamed (3).png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맞다니까?

이런식으로 '기존 정부가 무능하고 부패해서 나라를 생각하는 군인들이 혁명을 일으켰다'


라고 주장하기 위해 비슷한 사례였던 무신정권을 들먹이려고 했던 거였거든



그리고 나중에 유신 선포하고 나서


자신의 집권 명분인 '한국식 민주주의' 와 '자주' 라는 가치를 주입시키기 위해


대학 입시에 국사 과목을 필수로 바꾸고



l_2013082801003982500303412.jpg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맞다니까?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야 한다' 며


국사 교육을 대폭 강화했어


당시 국사 교과서에 이순신 장군의 전공이 세 페이지에 걸쳐 실렸을 정도니까



심지어 당시 서울대 입결을 보면


뜬금없이 문과는 국사학이, 이과는 물리학이 최상위에 있을 정도였거든


아마 지금 국사학계나 물리학계 대표 교수들이 그 때 그 점수 가지고 들어간 케이스들일텐데


이후 위상 변화에 마음 많이 상하셨을 거야




그리고 전두환 정권에 들어서면


뜬금없이 세조가 고평가 되는데



5공 정권이 12.12를 정당화 하려고 멀쩡한 최규하 정권 시기의 사회를 개판으로 묘사하며


자신들이 사회를 정화하고 질서를 바로잡았다고 자화자찬했는지 생각하면


IE001880124_STD.jpg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맞다니까?


아무래도 세조와 그 친구들이 벌인 계유정난에 동질감을 느꼈다고 봐야지



SE-7b9176b9-5dc4-4b4d-94ce-0db2c49bcf28.jpg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맞다니까?



실제로 단종실록도 땡전뉴스마냥


세조에 대해 우상화가 장난이 아니었거든



세조가 북방에 가니 여진족들이 부처의 현신이시라고 추앙하고


중국에 가니 코끼리가 무릎 꿇고 절을 하며


명나라 관료들이 공자께서 부활하셨도다 찬양을 했다고 하는데



1811cc41ea44ab7ee.jpg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맞다니까?


이런 손발이 오그라드는 노골적인 찬양을 보면


참 신기할 정도로 닮았더라고




그리고 노무현 정권 시기에 오면


이번엔 광해군이 재평가 되었거든



아무래도 광해군이 추진했다고 알려진 '중립외교' 가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 아젠다와 유사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은데



실제로 당시에 광해군을 '억까당한 명군' 이라고 재평가하자는 움직임도 거셌고


SXl4UtSB18cWN0DcUIh_Y5XZkRSDq8k1tAqFalH7vBzeMqDM8oSvp3-QN8b_dd4eKKS7dRC5Ait5jEaa16osTDRA2-hqFspmhm6uwI4mTKmMsv8LM1fxImDvcEB1WJqxAK9FQf8Ld3YW8ru5BVaFcA.webp.ren.jpg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맞다니까?


2010년대 초반에 나왔던


'광해, 왕이 된 남자' 는


아예 '그래서 중전을 버리란 말이오?' 라거나


'부끄러운 줄 아시오!' 라며


노무현 정권을 떠올릴 법한 묘사가 많았지



실제로 친문계 인사들이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고 할 정도였으니까



14944925675914259734219.jpg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맞다니까?


물론 해방 이후 한국사 연구 결과가 엄청나게 축적되었고

이 과정에서 새로 발굴된 사료라던가


기존의 통념을 깨부수는 연구가 상당히 많이 나온 게 맞지만




이렇게 선조, 무신정권, 세조, 광해처럼


전통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인물들이


정치 상황에 따라 '억까당한 명군' 급으로 부상했다가


다시 평가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에 따라


과거의 역사를 바라보는 게 맞을 거야



실제로 '역사란 무엇인가' 에서 E. H. 카는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지


'한 사회가 어떤 역사를 쓰느냐, 어떤 역사를 쓰지 않느냐 하는 것보다 더 그 사회의 성격을 뜻깊게 암시하는 것은 없다.'



우리는 역사가 불변의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처럼 시대에 따라 해석은 바뀌는 거고



특정 시기 재평가 되는 인물이나 사건을 보면


그 시기 사회가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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