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아시아쿼터제, KBO가 제시한 새로운 활로.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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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푸히헤헤햏ㅎ 댓글 0건 조회 42회 작성일 24-06-17 10:14본문
(미리보는 아시아쿼터와도 같은 시라카와 케이쇼.)
KBO는 구단의 편의를 위해서 다양한 외국인 선수 관련 규정들을 손보아 왔다. 가장 먼저 2022년에는 기존의 외국인 선수 3명을 제외하고, 투수와 야수 각각 1명씩 최대 연봉 30만 달러의 한도 내에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장할 수 있게 해 주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 제도를 입안했다. 그러나 부대 비용은 비용대로 들뿐더러, 언제 출장할 수 있을지조차 모르고, 30만 달러라는 낮은 상한선 등 제도의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사회에서 도입 전 무산시킨 바가 있다.
(대체 외국인 제도로 영입한 KIA의 캠 알드레드.)
또 2024년부터는 외국인 선수가 6주 이상의 부상을 당할 경우, 그 기간 동안 출장시킬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대체 외국인 제도가 올 시즌부터 도입된 것이다. 실제로 SSG 랜더스는 이 제도를 이용해 독립리그 소속 시라카와 케이크를 데려왔고, KIA 타이거즈는 트리플 A 소속의 캠 알 드레스를 데려왔다. 다만 이 제도 역시 KIA의 영입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고, 6주간의 짧은 시간으로는 적응이 오래 걸리는 야수 용병을 데려오기는 부족함이 있는 등,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이번 KBO 단장 워크숍에서 등장하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 안건이 바로 아시아쿼터제이다. 기존 3인의 용병 이외에 아시아 출신 용병을 영입하여 구단의 선수 운용 폭음 늘리자는 이야기다. 가장 먼저 이야기가 나온 보직은 바로 불펜이다. 실제로 현재 KBO는 불펜의 수가 매우 적고, 내국인 불펜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상황이다. 이를 유연하게 전환하고자 아시아쿼터를 통해 불펜 투수를 영입해 탄력성을 가져오자는 이야기가 많다. 이외에도 KBO가 제시한 아시아쿼터에 대해 여러 갑론을박이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그 이야기들을 해보고자 한다.
1. 데려온다면 투수를 제한하고, 타자만 데려오게 해야 한다.
아시아쿼터의 투수 제한은 처음 들으면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적지 않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 KBO의 모든 구단은 2명의 용병 투수와, 1명의 용병 타자를 영입한다. 그렇기에 선발 로테이션은 보통 1,2선발을 용병 투수가 차지하고 나머지 자리에 국내 투수를 메꾸는 식이다. 그러나 이런 세 자리조차 채우기 힘들 정도로 국내 선발진의 상태는 처참하다. 5선발까지 완벽하게 구성된 구단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무며, 부상 등으로 이탈하는 경우도 잦다. 결국 매해 반복되는 5선발 찾기는 프런트 입장에서 끊어버리고 싶은 족쇄와도 같다. 더하여 용병의 효율은 선발 투수가 가장 높기도 한 탓에 대부분의 구단은 아시아쿼터제로 선발을 보충할 것이다. 두 명 정도는 국내 선수로 채울 수 있는 여유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문제인 이유는, 결국 국내 선수의 입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더 적은 슬롯을 두고 경쟁해야 하고, 더 적은 기회를 받을 것이다. 혹자는 이미 국내 선수들은 많은 기회를 받았음에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1군에 있어서는 안 될 선수들도 10개 구단 증설과 저출산이 겹쳐 선발로 등판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투수 제한 측 입장에서는, 선발이 부족하기에 더욱 많은 기회를 주어 발굴하고 국내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예시로 KBL과 V리그가 있다. 용병에 제한을 두지 않은 KBL은 모든 구단이 센터 포지션을 용병으로 충당하여 국내 센터 풀이 더욱 줄어들고 있고, V리그 역시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 용병을 채용하면서 국내 아포짓 스파이커는 전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기에 국가대표 경기에서는 아웃사이더 히터가 아포짓 스파이커를 맡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고, 이에 대한 비판도 잦다. KBO 역시 선발 투수를 제한하지 않는다면 비슷한 결과에 도달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선발 투수에 국한하지 않고 불펜 투수까지 포함하는 이유는, 오프너 전략 등으로 불펜 투수를 선발처럼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펜 투수를 선발로 사용하고자 하면 무궁무진한 방법이 있으며, 그렇다고 전부 규약을 걸자니 불펜 투수로서도 사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선발 투수 반대 입장 측의 의견은, 투수를 아예 제한하고 타자만 데려올 수 있게 해아 한다는 것이다. 타자 역시 경쟁이 심화되겠지만, 정말 많아야 30경기에 나오는 선발 투수와는 달리 144경기와 다양한 타석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타자의 경쟁에는 차이가 있다는 논조이다.
(과중한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원태인.)
당연하게도 이런 의견에 반대하는 목소리 역시 강하다. 아시아쿼터제 투수 제한 반대 측의 의견은, 경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프로는 성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이고, 냉정해야 한다. 아시아쿼터제로 선발투수가 유입되어 국내 투수들의 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 역시 경쟁의 일환임이 분명하다. 또한 많은 선수들은 이미 충분한 기회를 받고 있고, 오히려 기회를 넘어 혹사에 가까운 피칭을 하고 있는 투수들도 있다. 부족한 선발 투수의 현실로 인해 2군에서 있어야 할 어린 나이의 투수들조차 과중한 이닝을 던지고 있다. 그렇기에 아시아쿼터제로 선발 투수를 데려온다면 팀 사정을 해결함과 동시에, 젊은 투수들의 이닝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추가로 아시아쿼터제로 선발 투수를 도입한다고 하여 기회가 줄어든다고 단편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경쟁에서 국내 투수가 이기거나, 혹은 이미 충분할 정도의 기량을 선보여 아시아쿼터 슬롯을 다른 곳에 사용할 수도 있다. 또는 아시아쿼터제 선발을 포함한 6선발 체제, 국내 선수의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스윙맨 등 팀 운영 역시 다양하고 유연해질 수 있다. 기회는 쟁취하는 것이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회가 줄어든다는 표현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다. 구단이 아시아쿼터제로 선발 투수를 영입했다는 것은, 기회를 쟁취하지 못했다는 다른 표현이라고 해도 옳을 것이다. 아시아쿼터제는 기회를 빼앗는 제도가 아니라, 경쟁을 촉진시키는 제도이다.
2. 불펜 용병은 2024년에 맞지 않는 소모품 이미지가 강하다
상술했듯이 아시아쿼터제의 시작은 불펜 용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출산과 겹쳐 불펜 투수가 턱없이 부족한 KBO의 현실을 타파하고자 아시아쿼터라는 의견이 부상했고, 이는 많은 호응을 받았다. 불펜 투수 용병을 데려온다면 과부하되는 국내 투수들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고, 동시에 불펜 혹은 클로저가 부족한 각 팀의 퍼즐을 맞추어 줄 수 있다. 당장 6월 15일 자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만 보아도 불펜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있다. 필승 조조 차 부족한 팀이 많은 KBO의 현실에서 아시아쿼터제를 통한 불펜 투수 수급은 새롭게 발아한 활로와도 같다. 그러나 이러한 불펜 투수 용병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매섭다.
반대 의견의 주류는 불펜 용병이라는 것은 쓰다 버리겠다는 소모품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불펜이라는 포지션 자체가 애당초 소모품에 가깝지만, 타국 선수를 불펜 투수로 영입하여 소모품처럼 사용하는 것은 2024년이라는 현대에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발상에 가깝다. 국내 투수들조차 부족한 선수층 앞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와중에, 불펜 용병을 데려온다는 것은 말 그대로 써먹다가 버리겠다는 의도와 같다. KBO의 이미지 역시 실추될 수 있으며, 과하게 혹사당하여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반해 찬성 측은 여러 사례들을 든다. NPB나 MLB 역시 타국 불펜 투수들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고, 특히 NPB는 다양한 용도로 불펜 용병을 활용하고 있다. 오히려 불펜 투수란 소모품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 2024년 현대 야구의 실정이자 시대적 운영이라는 의견도 강하다. 특히 이 부분에서 주목되는 것은 오승환의 사례다. 오승환은 한신 타이거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콜로라도 로키스로 이어지는 해외 커리어 내내 60경기 이상 출장하며 한국에서보다 많은 경기를 소화했고, 이로 인해 부상 역시 피할 수 없었다.
또한 불펜 용병이 혹사당할 것이라는 생각은 1차원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과거 SK-롯데의 카브레라를 필두로 몇몇 불펜 용병이 있었으나 혹사 이야기는 크게 대두되지 않았다. 게다가 선수 역시 KBO의 실정을 알고 계약에 합의했기 때문에 과거 전병두나 송창식 등 무자비한 혹사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는 감안하고 이적을 택했으리라는 것이 찬성 측 주장이다. 무엇보다도, 타국 용병의 발생하지도 않은 혹사를 우려하기엔 국내 불펜 투수들의 과부하가 심할 따름이다.
3. 오려는 선수의 풀이 많지 않아서 수급이 어렵다.
야구는 리그를 운영하는 국가가 크게 많지 않은 종목이다. 이는 아시아에서도 마찬가지라서, KBO가 아시아쿼터제를 실시한다고 한들 수급할 수 있는 리그가 많지 않다. 크게는 한국의 KBO와 일본의 NPB, 그리고 대만의 CPBL이 있고, 추가적으로 호주의 ABL 정도가 있다. 그러나 대만 역시 대형 유망주들은 대만 내 조폭들과 연루되기 싫어, 혹은 꿈을 향해서 MLB 마이너리그로 일찌감치 진출해 버리거나, 혹은 일본에 대한 동경심으로 NPB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어찌어찌 선수를 수급할 수는 있겠으나, 정말 좋은 선수들은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 골조이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진행된 아시아쿼터 논의에서 호주를 아시아쿼터로 인정할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어, 선수 수급처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CPBL의 선수나 일본 독립리그, 혹은 사회인 야구나 리저브 리그(2~4군) 등이 현실적 방안인데, 독립리그나 사회인 야구 등에서 두각을 보이는 선수는 NPB 내에서도 거센 러브콜을 받으며, 리저브 리그 선수들은 NPB 진출을 희망한다. 때문에 선수 수급 난이도가 매우 어렵고, KBO 수준에 걸맞은 용병을 영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든다.
그러나 KBO의 메리트 역시 분명히 있다. 먼저 가장 큰 메리트는 상위 리그로의 도약을 위한 쇼케이스 무대로 더없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KBO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MLB나 NPB로 이적한 용병들은 이제 수도 없이 많다. KBO의 성적으로 증명한다면, 다음 단계로의 문 역시 활짝 열려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SK의 메릴 켈리, 삼성의 다린 러프, 한화의 마이크 터크만, NC의 에릭 피디, 롯데의 브룩스 레일리 등 한국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MLB로 복귀한 후 MLB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나가는 선수들이 많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많은 스카우터들이 KBO에 집중하며, 수많은 선수들의 등용문이 될 수 있다.
또한 금전적 메리트 역시 충분하다. 아시아쿼터제가 어떻게 시행될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용병 계약금 상한인 100만 달러의 50%만 되어도 50만 달러, 약 6억 원의 연봉을 수령하게 된다. 물론 자국 내에서 입지가 튼튼한 선수들에게는 큰돈이 아니겠지만, 독립리그 등지에서 데려오기에는 넉넉하고 충분한 금액일 것이다. 이러한 금전적 요인 역시 절대 작게 치부할 수 없다.
평소 글과 다르게 찬반 의견을 거론하며 아시아쿼터제에 대해 논의한 이유는, 아직 앞이 안개로 뿌옇게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고, 그 누구도 명확한 답을 알 수 없다. 필자 역시 한참의 시간 동안 아시아쿼터제를 도입하는 게 좋을지, 도입한다면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 등 다양한 고민을 했다. 그럼에도 명쾌한 해답을 찾을 수 없어 이렇게 아시아쿼터제에 대한 갑론을박을 뭉쳐 심도 있게 고민해 작성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것이 '길'이라는 것이다. 저출산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BO가 제시한 하나의 길이고, 그렇기 때문에 필자 역시 제목에 활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조금 빙 둘러서 갈 수도 있겠지만, 모두가 바라보고 있는 목적지는 상통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더 나아진 KBO라는 도착점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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