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코믹스

게시판에 선조에 대한 글들을 보면

선조를 '런조' 라고 부르면서 욕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던데

실제로 선조가 한양을 버리고 튀니

일본군들이 오히려 당혹해 했던 기록이 있을 정도라는 점에서

선조가 한양을 버리고 도망간 게 일반적인 행동은 아니긴 해

하지만 선조는 런 해서 욕을 먹는 걸까?

당시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선조의 피난 기록을 보면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라는 걸 보여주듯이 빠른 속도로 피난을 간 게 맞아

하지만 중앙집권화된 국가에서 지도자가 사로잡히는 경우

나라가 그냥 멸망이라는 점에서

만일 당시 선조가 끝까지 결사 항쟁하겠다고 하다가

사로잡히거나 죽었다면 그대로 조선은 멸망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지

그런 점에서 선조가 피난을 간 건 전략적으로 잘한 선택이 맞아

하지만 그와 별개로 선조의 피난은 욕을 먹어도 싸

왜냐고?

이렇게 백성들이 선조를 위해서

자기네 집 문짝을 떼다가 다리를 만들어 줬는데

선조가 그 보답으로 뭘 해줬는지 알아?

백성들이 지어준 다리를 부수고

강가에 있는 민가들 때려부수었어

물론 '내가 이용할 수 있으면 일본군도 이용할 수 있으니까'

라는 현실적인 우려 때문이긴 했지만

군주가 자기를 위한 백성들을 통수치는 게 정상이냐?

이러니까 당연히 민심이 씹창나지

게다가 이렇게 자기 따르는 백성을 통수치는 짓을

임진강에서만 한 게 아니야

이러니까 누가 이 인간을 군주라고 믿고 따르겠어?

이렇게 민심이 돌아서니까 선조가 이렇게 선언을 할 정도였어

'국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지?

실제로도 선조는 저렇게 말해놓고

일본군이 대동강 넘어올 거 같으니까

귀신같이 평양을 버리고 런했고

이 과정에서 분노한 평양 주민들이 울분을 표하니까

국가의 어버이로서 보여주어야 할 모범은 개나 줘 버리고

'감히 내 피난을 방해해?' 라면서 참수하고 효시해버렸거든

상식적으로 이런 군주를 누가 경외하고 믿고 따르겠냐고

심지어 선조는 이렇게 피난을 갔으면서도

일본군이 아온다는 사실에 멘탈이 나가서

이렇게 '나 명나라로 망명갈래 힝' 이라고 선언했을 정도야

나라를 책임져야 할 군주가 나라를 버리고 도망간다고 하니까

당시 신하들이 '니가 요동에 가면 일개 범부.. 아니 필부가 되는 건데 그럴 거냐' 라고

'니가 그러면 우리는 너를 군주 취급하지 않겠다' 고 선언했을 지경이니 말 다했지

한양을 버리고 피난 간 이유가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자기 목숨만 보전하기 위해 백성과 신하를 버리려고 했으니

이런 태도에서 선조가 400년이 지난 지금도 신나게 까이는 게 아니겠어?

오죽하면 당시 조선왕조실록 내용을 보면

대놓고 왕을 조롱하거나 모욕하는 내용은 없지만

'나는 조선의 군주로서 한양을 목숨 바쳐 지킬 것이오' 해놓고

그 다음날 새벽에 진흙탕을 뛰어다니며 한양을 떠난다는 기사를 실었다거나

피난 과정에서 선조의 지시로 일어난 일과 결과를 상세하게 기록함으로서

당시 선조가 얼마나 인간됨됨이가 막장이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적어 놓은 상황이지

이렇게 피난 가면서 멘탈 나갔다고

사실상 18세짜리 광해에게 국정을 다 떠넘겨 놓고 나서

광해가 정상적으로 수습을 하니까

광해가 자기 자리를 차지할 지 모른다는 생각에

광해 상대로 온갖 인성질 한 거라거나

이순신이 전공을 잘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보다 이순신이 더 평판이 좋으니까

이순신 파직시키고 원균이 앉혀놓고

칠천량 해전에서 조선 수군이 궤멸당하니까

초조한 마음에 이순신을 다시 복직시켜놓고

일본군 막으라고 보낸 짓들 보면

선조는 피난을 가서 욕 먹는 것도 아니고

능력이 없어서 욕 먹는 것도 아니지

그냥 인성이 저따위 찌질이라서 욕 먹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