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소개합니다. -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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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쿠로 댓글 0건 조회 17회 작성일 24-06-07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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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이클 잭슨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를 처음 알게 된 순간은 바로 위에 링크한 영상을 보고 나서부터였다.

무대에 등장한 뒤 약 1분 동안 가만히 있는 시니컬한 모습을 보여주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그의 퍼포먼스는 나를 완전히 매료시키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단숨에 그의 팬이 될 수밖에 없었다.

볼 때마다 여전히 가슴이 뛰고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


그렇게 중학생 시절 나에게 있어 마이클 잭슨은 우상을 뛰어넘는 신 같은 존재나 마찬가지였다.

어찌나 좋아하는 티를 냈었는지 그가 사망했을 당시 우리 부모님은 물론 학교에선 선생님들과 그 얄궂던 친구들마저 나를 위로하기 바쁠 정도였다.

아마 연예인을 떠나 사람으로서 그렇게까지 누군가를 좋아했던 건 처음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얼마 안 돼 그의 라이벌이라 평가받는 뮤지션을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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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였다.

어이가 없던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누가 어떻게 감히 마이클 잭슨의 라이벌이 될 수 있겠느냐 하고 말이다.
이미 잭슨을 너무도 사랑했던 나였기에 그의 첫인상은 썩 좋지 않았다.
그렇게 색안경을 씐 채로 그가 얼마나 잘났는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참 개변태가 따로 없어 보였다.

부담스러운 창법, 해괴망측해 보이는 패션, 저급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뮤직비디오...
그 당시엔 들리고 보이는 모든 것들이 최악으로 다가왔으며, 마치 잭슨을 처음 볼 때와 맞먹는 충격을 받았었다.
물론 정반대의 의미로 말이다.

도대체 왜 어째서 이런 인물이 라이벌이라고 불리는지에 대해 분노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더 알아볼 필요도 없이 난 잭슨의 승리로 단정 지었고, 그를 라이벌로 칭하는 것 자체가 수치라고 생각했다.
치기 어린 마음이었다.

그런 식으로 난 프린스뿐만이 아닌 다른 흑인 아티스트들(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통해 알게 된 어스 윈드 앤 파이어를 제외하고)조차 터부시하며 나 스스로를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곤 했다.
잭슨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왜곡된 팬심이 생겨버린 것이었다.

그렇게 약 1년을 편협하게 보내다 잭슨에 대한 마음이 차츰 사그라질 때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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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DTF가 나왔다.

무시하고 지나치기에는 평론/대중을 막론하고 압도적인 찬사를 받는 중이었고, 결국 그 반응에 못이겨 들어보게 되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앨범을 접하고 나서 난 음악을 수용하는 자세부터가 달라졌다.
이 경험은 기폭제가 되어 디안젤로, 제이지, 스티비 원더, 마빈 게이 등의 흑인 뮤지션들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저 아티스트들을 전부 온전히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었으나 시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였다.

사실 칸예가 잭슨처럼 훌륭한 성품을 가지고 있었더라면잭슨을 좋아했던 것처럼 비슷한 행동을 반복했을지도 모른다.
이게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으로서 좋아하기에는 무리가 있던 그였기에 오로지 음악적인 면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렇게 다시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서 대학생이 될 무렵, 나는 프린스에 대한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음악을 폭넓게 받아들였다 한들 첫인상이 워낙 안 좋은 쪽으로 강력했던 그였기에 그 거부감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시간이 꽤나 걸렸다.
그러고는 그의 대표작인 퍼플 레인을 마침내 듣게 되었다.


처음부터 정신없이 때려 박으며 압박해오는 'Let's Go Crazy'
처량하다 못해 오묘한 분노마저 느껴지는 절규의 'The Beautiful Ones'
절규 이후 드럼과 신스가 청각을 터뜨릴 기세로 폭발하며 휘몰아치는 'Darling Nikki'
강렬한 신스 사운드 속 아름다운 선율을 뚫고 나오는 피아노의 'I Would Die 4 U'
구슬픈 팔세토 창법으로 앨범을 마무리 짓는 'Purple Rain'

앨범은 나의 지난 나날들을 몸서리치며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다는 듯, 대부분의 트랙들이 날 시종일관 압도했다.
웬만한 락 앨범 못지않게 끝내주는 기타 소리,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보컬의 퍼포먼스 등 여러 방면으로 내게 충격을 선사해 주었고,
잭슨의 어떠한 앨범에서도 못 가져봤던 몰입도를 느꼈기에 그 충격은 배가 되었다.
약 4년의 시간 끝에 그가 왜 잭슨의 라이벌이라고 평가받는지를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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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너무 길었지만, 그 이후로부터 현재까지 늘 변함없이 좋아해온 프린스에 대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소개해 보겠다.

본명은 프린스 로저스 넬슨, 예명은 놀랍게도 그의 퍼스트 네임에서 따온 것이다.
1958년 6월 7일생으로 마이클 잭슨과는 동갑내기이다.
157cm의 단신이었던 그는 키에 대한 컴플렉스가 없진 않아 공식 석상에서 항상 하이힐을 신고 다녔는데, 이는 그를 상징하는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이다.
그러나 본인은 여자들이 좋아해서 신고 다니는 것이라고 둘러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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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던 그는 살아생전 굉장한 다작을 하였으며, 발표한 정규 앨범만해도 무려 39장이 된다.
그렇게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해온 그였지만 사망하고도 8년 째 꾸준히 다량의 미공개곡들이 발표되고 있는 중이다.
평소 그의 작업량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언론에서는 여전히 발표하진 못한 곡들이 1000개, 2000개라고 주장하지만 확실한 건 알려지지 않았다.
미공개곡들은 그의 자택이자 녹음 스튜디오였던 페이즐리 파크에 보관되어 있다.

노래는 물론작곡, 작사, 연주, 프로듀싱 등 음악에 있어 모든 것을 전담했던 그는 락, 펑크, 팝, R&B, 소울, 블루스, 재즈 등 각양각색의 장르를 수용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을 만드는 데에 성공해낸 아티스트이다.
그의 음악을 지칭하는 장르로는 미니애폴리스 사운드가 있는데, 이는 그가 태어난 곳인 미니애폴리스를 본떠 만들어낸 용어이다.
사실상 종잡을 수 없는 그의 음악 스타일을 임시방편으로나마 저렇게 표현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그의 음악을 설명할 때를 제외하곤 거의 쓰이지 않기에 그에게 있어 장르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종종 자신이 만든 곡을 다른 뮤지션들에게 선물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곤 했다.
뱅글스의 'Manic Monday', 실라 E 'The Glamorous Life', 마티카의 'Love... Thy Will Be Done'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유명한 것은 시네이드 오코너의 'Nothing Compares 2 U'이다.
그가 얼마나 다른 뮤지션들의 스타일을 잘 이해하였고 그들의 개성에 맞춰 곡을 제작했는지를 보여주는 다재다능한 면모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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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대표하는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섹스'로, 파격적인 패션을 통해 본인의 섹스어필을 강력하게 내세우고 다녔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았고 외설적인 가사들을 상당히 노골적으로 노래하며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곤 했었는데,
대표적인 일례는 미국의 한 어머니가 딸과 함께 라디오를 들으며 오붓한 시간을 가지다 'Darling Nikki'의 가사(특히 Masturbating with a magazine)를 들으며 크게 충격에 빠진 사건이다.
문제는 그녀가 상원 의원의 부인이었다는 것이고, 그녀는 남편의 사회적 영향력을 악용하여 폭력적이고 적나라한 음악을 규제하기에 앞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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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해서 탄생한것이 바로 그 유명한 Parental Advisory 딱지였다.
하지만 프린스는 이 논란에 대해 어떠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도 가지지 않았으며, 언제 그랬냐는 듯 주저하지 않고 성적인 가사를 내뱉기에 바빴다.
검열 제도에도 굴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평상시 추구했던 문화적 자유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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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음악에 있어 가장 크게 두드러지는 것은 역시나 개성 넘치는 보컬일 것이다.

보컬 스타일은 유려한 팔세토 창법이 큰 특징으로, 관능적인 주제를 이야기하는 것에 있어 상당히 최적화돼있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샤우팅. 창자를 뒤트는 것만 같은 그의 샤우팅은 마치 표현의 자유를 갈망했던 그의 음악을 대변하는 것만 같다.
전문적인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랩도 소화하였다. 'Sexy M.F.', 'Housequake' 같은 곡에서 그의 랩을 들을 수 있다.
추임새로는 그답게 신음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Do Me, Baby'나 'Cream' 같은 곡들을 들을 땐 주위를 잘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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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악기를 다룰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지만 그를 대표하는 악기는 단연 기타일 것이다.
워낙 다재다능했던 그였기에 기타 실력이 상대적으로 덜 비춰질수도 있는 부분인데, 잘 치는 정도를 넘어서서 역대 최고의 기타리스트의 반열에 든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타리스트로서 어마무시한 존재감을 드러낸 공연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그냥 한 번 보자.
즉흥 연주가 시작되자 동종 뮤지션들조차 눈을 떼지 못하고 혀를 내두르는 반응들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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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춤 역시 상당한 실력으로, 하이힐을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신들린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팬들을 자주 열광케 하였다.
그러나 하이힐을 신고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역동적인 동작들이었던 탓에 허리 통증이 뒤따를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한 진통제 과다 복용은 안타깝게도 그의 죽음을 앞당기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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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섹스대마왕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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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앨범 소개다.
그에겐 좋은 앨범들이 넘쳐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명반들을 간단하게 4장만 소개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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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ty Mind (1980)

프린스 커리어 최초의 명반이라고 일컬어지는 앨범.

당시 뉴웨이브 사운드가 흐름 잡던 시절에 나온 이 앨범은 나오자마자 비평적으로 크게 호평 받았고, 단순 팝스타를 넘어선 음악적 혁명가로서의 입지를 넓히게 된다.
지금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가히 충격적인 소재인 근친상간을 묘사하면서까지 그는 성적인 주제를 매우 도발적으로 다뤘으며,
그 외에도 대담한 표현들을 통해 그의 예술적 용기와 독창성을 드러냈다.
프린스 본인조차도 자기 자신을 발견한 앨범이라고 칭할 정도로 그의 경력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된 앨범이다.

이 앨범의 가장 큰 단점은 30분의 매우 짧은 러닝타임으로, 정말 즐기다 보면 순식간에 앨범이 끝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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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 (1982)

80년대를 본인의 것으로 만드는 데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앨범.

신디사이저와 드럼 머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사운드가 큰 특징으로, 그만의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리듬은 대중과 평단을 모두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단순 섹슈얼한 뮤지션이 아닌 사회 운동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핵 전쟁과 종말에 대한 불안을 야기하면서도 춤을 추며 남은 생을 즐기자는 메시지를 남기는 앨범과 동명의 곡 '1999'에서 그런 면모가 드러난다.
냉전이 한창이었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이 곡은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게 되었고, 그렇게 대중성과 예술성의 결합을 이루어낸 프린스는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된다.

곡의 구조가 상당히 단순한데도 이렇게까지 사람을 신나게 만들 수 있구나 하고 매번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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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 Rain (1984)

그의 명반들 가운데 중에서도 한 차원은 다른 곳에 머무르고 있다고 생각되는 명반 중 명반.

그야말로 프린스의 기량이 대폭발했음을 알리는,단순한 앨범을 넘어 한 시대를 풍미하는 에센셜로써 자리 잡은 기념비적인 명반이다.
앨범 뿐만 아니라 본인이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도 제작비 대비 10배의 수익을 올리며 그는 전례 없는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영화에 쓰인 곡은아카데미 음악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결국 수상까지 하게 된다.
당시 그는 26세로 역대 최연소 아카데미 음악상 수상자가 되었으며, 이 기록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전 세계를 상대로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열광적인 평단의 반응을 통해 그는 슈퍼스타로 완전히 발돋움하게 된다.

신년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나는 매년 초마다 이 앨범을 찾으며 희망을 얻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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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 o' the Times (1987)

내리막을 걷기 전 그의 음악적 재능을 여과 없이 보여준 앨범.

다양한 악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한 이 앨범은 그의 그 어떠한 앨범들보다도 풍성한 사운드를 자랑하며, 무려 80분에 달하는 앨범의 길이에도 불구하고 곡들이 꽉 채워져 있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또한 평소에 치중했던 음란적인 주제보다는사랑, 종교, 삶과 죽음 등 개인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를 탐구하고 있으며,마약, 폭력, 에이즈와 같은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포함으로써 앨범의 깊이를 더하였다.
이러한 요소 덕분인지 요즘 들어서는 이 앨범이야말로 프린스 최고의 걸작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80분 동안이나 몸을 움직이는 것을 참기 힘들다는 것 말고는 단점이 딱히 없다.


/


마치며,

사실 이렇게까지 길게 쓸 용의는 없었지만 팬심으로 인해 내용이 불어나는 것을 어찌 막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 보니 글이 상당히 무리수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시작한 이상 끝을 보긴 해야 했기에 후회는 없다.
그가 세상을 뜬지도 벌써 8년이 지났지만 그의 공로는 영원토록 남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또 오늘은 그의 생일이니 축하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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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이미 있는 것 위에 무언가를 얹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다."

2013년, Maroon 5가 본인의 대표곡 'Kiss'를 커버한 것을 듣고는 탐탁지 않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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