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12사단 故 박 훈련병 추모 분향소 다녀왔습니다.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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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4-06-1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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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9_152900_resized.jpg 12사단 故 박 훈련병 추모 분향소 다녀왔습니다.



저녁 8시가 마감이라고 하여...
저녁에 일정 마치고 가기에는 빠듯해서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가지 않을 수 없어 틈내서 잠시지만 들렀습니다.



심한 더위에, 용산역을 나와 추모 분향소로 향하는 그 짧은 길을 걷는 동안 땀이 흐르더군요.

그 날의 박 훈련병이 견뎌야 했던 더위의 무게는, 얼마나 더 무겁고 가혹했을까요?



봉사자분들이 날이 많이 더운데 다들 고생하시는거 같아서, 작지만 성의도 건네고 왔습니다.

봉사자 분들 말고, 검은 옷의 어른 두 분도 계셨는데 혹시나 박 훈련병 부모님이실까 싶었는데 묻거나 위로의 말씀을 전하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못 했지만 혹시라도 이후로 가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제 몫까지 위로의 마음을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뙤약볕에도... 긴 줄은 아니지만 꾸준히 사람들이 줄을 섰습니다.
군복 입은 친구, 나이 지긋한 어르신, 유모차를 끌고 오신 어머니...

저도 그 마음들 사이에 선 대한민국의 국민 하나가 되어 다행이다 싶습니다.



함께 추모분향소에 마음을 더해주시는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박 훈련병에게 그리고 그 가족분들께, 이 마음들이 아주 작게라도 위로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여 봅니다.



-

박 훈련병 어머니의 편지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다시 한 번 확인해봅니다.



우리 아들, 신병으로 9일동안 지내면서 겨우 친해진 옆 전우와 취침시간에 말을 조금 했다고 합니다. 군이 처음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에게 씌운 프레임은 “떠들다가 얼차려 받았다”입니다. 떠든다는 표현이 평소 아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기 때문에 믿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료와 나눈 말은 ‘조교를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네’ 같은 말이었다고 합니다. 그러곤 들켜서 얼차려를 받았습니다. 자대배치를 염두에 두고 몇 마디 한 것뿐일 테지요. 그게 그렇게 죽을죄입니까?

군장을 아직 다 보급받지도 않아서 내용물도 없는 상황에서 책과 생필품을 넣어서 26킬로 이상 완전군장을 만들고, 완전군장 상태에서 총을 땅에 안닿게 손등에 올리고 팔굽혀펴기를 시키고, 총을 땅에 떨어뜨리면 다시 시작시키고, 잔악한 선착순 달리기를 시키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보를 뛰게 하다가 아들을 쓰러뜨린 중대장과 우리 아들 중 누가 규칙을 더 많이 어겼습니까?

아들이 다시 온다면 묻고 싶습니다. 팔다리가 굳어가고 근육이 녹아내리고 호흡이 가빠올 때 숨이 안쉬어지고 아프다고 얘기하고, 더 일찍 쓰러지는 척이라도 하지 그랬니… 엄마, 아빠, 형, 너를 보물 같이 여기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라고… 그 망나니 같은 명령도 명령이라고 열심히 따른 이유가 있었겠지요. 괜히 잘못했다가는 자기 때문에 중대장이 화가 나서 동료들까지 가중되는 벌을 받을까 무서웠겠지요. 두려운 상황을 빨리 끝내고 후일담으로 삼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그렇게 뛸 수도 없이 굳은 팔다리로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며 얕은 숨을 몰아쉬는 아들에게 중대장이 처음 한 명령은 “야! 일어나 너 때문에 뒤에 애들이 못 가고 있잖아!”였다고 하네요. 분위기가 어땠을지 짐작이 갑니다.

쓰러진 뒤의 일도 원통합니다.

아들이 쓰러지고 첫 전화를 받은 건 5월 23일 17시 54분입니다. 소대장이 “어머니 OO이가 어젯밤 점호 시간에 떠들어서 군기훈련 받다가 쓰러져서 중대장님이랑 병원 이송 중입니다”라고 하더군요. 의식이 있다가 없다가 한다고… 아들은 죽어가고 있는데 군에서 어떤 사람이 전화와서 부모가 올라와야 한다고 하더니 저희가 빨리 올라올 수 있는 교통편을 알아 봐주겠다더군요. 그때 아빠가 옆에서 큰 소리로 제게 ‘빨리 헬기를 띄워서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이나 큰 병원으로 이송해라’라고 소리를 쳤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갈지가 아니라 아들을 어떻게 큰 병원으로 옮길지 고민하라고 말해줬습니다. 참 기가 막혔습니다.

얼마 지나서 중대장이 연락이 왔습니다.

“상급부대에 서울로 후송 요청했고 답변 준다고 기다려달라고 했습니다. 병원 측은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후송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해서 CT결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더니 제게 어느 병원으로 보낼지 결정을 하라 하더군요. 강릉아산병원을 말하면서요. 제가 그 병원이 어디라고, 병원 수준도 모르는데, 왜 제게 어디 병원으로 옮겼는질 묻느냐고 따지며 “나중에 무슨 일 생기면 우리가 결정했다고 하려고 그러냐” 물었습니다. 그때 제가 분명히 말했습니다. 아들에게 무슨 일 나면 그 병원에서 책임 지냐고. 무슨 일 나면 나라에서 책임 지냐고.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강릉아산병원에 가게 된 것입니다. 지금 이들이 무슨 책임을 지고 있습니까?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부모의 선택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지, 그런 생각도 듭니다.

5월 24일 새벽 3시경, 강릉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위에서는 피가 나오고 있고, 의식도 없이 처참한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치료하면 곧 좋아진다는 소견을 의심 없이 믿으며 중환자실 앞에서 죄인처럼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그러다 5시간 뒤 만난 담당 의사선생님이 “열이 40도 이상에서 안 떨어지고 있으니 장기가 익어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2~3일 뒤에는 포기하실 때가 옵니다”라는 말을 했을 때,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으로 아들에게 했던 말이 있습니다. “아들아, 아빠 엄마가 응급헬기를 띄울 힘 있는 부모가 아니어서 너를 죽인다.” 지금도 그 비통함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까요.

사랑하고 존경하는 내 아들. 오늘은 12사단 신병대대 수료식 날인데, 수료생들이 엄마, 아빠 만나는 날인데, 엄마, 아빠 너무 멀고 힘드니까 굳이 안 오셔도 된다고 그랬는데 …그런 배려 깊은 아이였는데… 오늘 수료생 251명 중에 우리 아들만 없습니다. 대체 누가 책임질 것인가요? 국가의 부름에 입대하자마자 상관의 명령이라고 죽기로 복종하다 죽임당한 우리 햇병아리, 대한의 아들이 보고 싶습니다.

-


그리고 또 잊지 말고 지켜봐야 할 일들을, 잘 정리해준 기사를 함께 남겨봅니다.

해당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훈련병들의 잡담 등 경미한 사안에 대하여 왜 굳이 얼차려를 부여했는지를 기초로 왜 군장에 책까지 넣어서 무게를 늘리도록 했는지, 여기에 더해 무거운 군장을 지운 상태에서 구보를 시킨 경위, 이는 육군의 얼차려 규정에 없는 사항인데 이를 자행한 이유를 집중적으로 물어야 합니다.

단순히 군기훈련을 가혹하게 시키다 과실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인지, 사망할 수 있음을 있음을 알고서도 군기훈련을 계속 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도 판단해봐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해당 중대장, 부중대장이 이런 정도의 얼차려를 받아본 적이 있는지 △임관을 할 때 본인들은 얼마 정도의 군장을 직접 꾸렸는지 △ 자신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군장을 어깨에 매고 단순히 평지를 걷는 행군은 했을텐데 이럴 때 힘든 수준이 어느 정도였는지 △군장을 매고 걷기만 해도 고통을 느끼는데 구보를 시키면서 다그치면 군대에 입대한지 얼마 안되는 훈련병이 어느정도의 신체적 고통과 심리적 압박을 겪었을지 △이를 지켜보고 있었으면서도 계속해서 얼차려를 시킨 경위 등에 대해 직접 물어야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기수에서도 A 중대장이 규정을 위반한 얼차려를 준 사실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도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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