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코믹스

1.개전 초기 전라도 지방군은 전북 여산에 집결할 예정이었음. 본래 조선의 방어선은 추풍령-조령-죽령이었고, 이 세 지역이 시간을 끌어줄 것이라 예측되고 있었기 때문임.

2.문제는 갑자기 신립이 조령을 오픈하는 바람에 충청도가 하루만에 무너짐. 이에 따라 서울이 위험해지자 전라도 지방군은 급하게 서울로 진격했는데, 급하게 모은 군대라 사기가 좋지 못했고, 무엇보다 군량이 없었음. 전북에서 집결할 예정이었는데 서울까지 보급물자가 있겠냐고 ㅋㅋ

3.사기는 최악. 군량은 없음. 여기에 비까지 오니 공주까지 북상한 전라도 지방군은 주저앉음. 전라도 총사령관이던 이광은 어쩔 수 없이 병력을 후퇴하고 전라도에서 대기함.

4.문제는 조정이 이렇게 사기가 박살난 전라도 군대에게강제로 북상을 지시했다는 거임. 이때부터 상황이 꼬임.

5.이광은 병력을 재소집했는데, 첫소집 때 개고생한 백성들은 이를 반란으로 화답함

(여산에서 모인다더니 공주까지 걸어가지 않나... 비는 비대로 쳐맞지 않나...식량은 없어서 그 먼거리를 굶으면서 걷지 않나...근데 겨우 집에 돌아왔더니 이젠 군대를 다시 오라고? 안 빡칠 수가 없다)

6.반란을 틀어막고 겨우 북상을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군사들이 대탈주. 대표적으로 광주, 순천 지방의 병력 8천이 진격 이틀만에 전주로 튀어버림. 몇몇 수령들은 아예 소집 명령을 듣지도 않음.

7.분위기가 개판이 되자 권율은 휴식을 제안했는데, 이광은 거절했음. 조정이 빨리 오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압박하고 있었기 때문. 결국 언뜻 보기엔 6만 대군이었지만, 속은 탈영과 반란으로 썩어문드러진 시한 폭탄이 용인까지 진격함.

8.용인 전투.전초전에서 조선은 패배했고 시한 폭탄이 터짐. 사실 조선은 단순히 전초전에서 진 게 아님. 겨우 묶어둔, 중간에 흩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던 군대가, 한대 쳐맞고 그대로 흩어졌을 뿐임. 골골거리던 독감 환자가 톡 맞았더니 쓰러졌다는 표현이 적절할듯?

즉 정리하면

용인 전투는 단순히 6만 대 1천이 붙어서 6만이 졌던 사건이 아니라.

사기가 박살난 군대를 억지로 끌고가면 무슨 대참사가 나는지 보여준 전투에 가까움.

사실 전라도 지방군이나 조정이나 둘 다 할 말은 있음. 전라도 입장에선 조령이 하루 만에 뚫릴 줄 알았냐고 ㅅㅂ...이고(만약 알았으면 처음부터 서울까지 갈 준비를 했겠지)

조정 입장에선 서울이 무너지고 평양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남방에 있던 군대를 빨리 끌고 올 필요가 있었음.

뭐 그렇다고 해서 6만이 1천에게 발린 흑역사가 사라지진 않겠다만은...

+여담으로 전라도로 돌아간 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사기가 회복된 전라도 지방군은 정말 잘 싸웠음.

권율 말대로 쉬고 갔더라면................... 은 어차피 조정이 이광 목 뎅겅하고 강제로 진격시켰을테니, 별 의미없는 IF일듯. 용인전투는 이순신이든 권율이든 누굴 데려와도 못 이기는 전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