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코믹스

"능동적, 수동적이라는 단어가 사실은 교육 파트에서 나온 거잖아요? 우리 아이들을 교육할 때 옛날 일본식으로 주입해서 수동적 교육을 받게 할지, 아니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해서 행동하게 할 것인지. 축구에서의 능동과 수동을 판단하는 기준은 ‘패턴이냐, 혹은 공간과 경기 이해냐’입니다. 공격할 때 짜여진 패턴에 의해서 공이 이렇게 여기로 왔다가, 저렇게 저기로 갔다가, 다시 이렇게 왔다가, 또 저렇게 가는 건 수동적인 축구입니다. 반대로 능동적인 축구는 이해가 필요해요. 능동적인 축구는 지시하는 게 아니라 이해시키는 거거든요.축구라는 게 라인을 무너뜨리고, 또 무너뜨려서 만들어낸 찬스를 득점하는 거란 말이에요. 능동적인 축구는 한쪽 공간으로 상대를 유도해서 반대쪽에 공간을 만들어내고, 상대가 실수할 때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실수를 유발해서 득점 찬스를 스스로 창조해내는 경지까지 오르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능동적인 축구를 얘기할 때는 공격만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수비적으로는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어떻게 공격적인 수비를 해서 어느 방향으로 상대를 몰아놓을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능동적인 축구가 포제션(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 상대를 무너뜨리는 전술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볼 소유를 통해 상대를 무너뜨리는 방법도 있지만, 능동적인 축구라고 해서 무조건 많은 볼 소유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공간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공략하고, 상대가 틈을 주면 즉각적으로 공격하고. 프리맨이 생기면 바로 전진 패스가 나가야 되거든요. 지금 말레이시아 축구 팬들이 우리 축구를 상당히 좋아하는 게 우리 축구가 상당히 다이나믹합니다. 수비하는 지점이 높고, 상대 실수를 유발하는 빈도가 높아서 말레이시아가 매력적으로 변했고, 재밌어졌다고 해주세요. 감사한 부분입니다."

“제가 대한축구협회에 왔을 때 한국에는 ’홍콩에서 일하다 와서 뭐 저렇게 말이 많아?’라는 시선이 있었어요(웃음). 그런데 홍콩에서 저는 영국 출신 CEO(마크 서트클리프), 잉글랜드 출신 풋볼 디벨롭먼트 매니저(폴 우드랜드), 전 호주축구협회 테크니컬 디렉터(스티브 오코너)와 같이 일했어요. 이 외에도 스페인, 일본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일했기 때문에 축구의 기술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구조에 대해 눈을 많이 떴어요. 그다음에 축구 철학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다양한 전문가들과 가장 먼저 축구 철학을 정립하고, 그다음에 거기에 맞는 육성 구조를 만들고, 그다음에 궁극적으로는 거기에 부합하는 선수를 만들어내기 위한 지도자 육성을 위해 커리큘럼을 만들고. 그러니까 맨 위에 철학이 없으면 방향성이 없으니까 아무것도 없는 거죠. 토론, 연구, 자국 리그의 성향에 대한 스터디, 레전드들과 계속 만나서 교류하면서도 현대 축구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공부하고. 그렇게 해야죠.”

“저도 그 기준을 지키려고 지금도 애를 많이 쓰고 있어요. 철학을 확고히 하고, 그다음에 게임모델을 확실히 적립을 하고, 그거를 하기 위한 훈련모델도 명확히 하고, 여기에 맞게 선수들에게 주는 정보도 정확해야 합니다. 언론이나 팬들의 지지를 받으려면 이 모든 과정을 전략적인 인터뷰 스킬을 가지고 설명해야 되고, 협회 고위 관계자들이나 각 구단 관계자들과의 관계도 신경 써야 하고요. 각 분야 전문가를 모셔서 체력, 분석, 골키퍼 코칭 업무도 맡겨야죠. 여기 말레이시아로 제가 진짜 삼고초려해서 바르셀로나에서 코치를 모셔왔어요. 감독은 매니저예요. 큰 그림을 그리는 전체 관리자. 이제 감독이 훈련시키고, 분석하고, 체력 조절해주는 시대가 아니에요. 현대 축구에서 좋은 감독이 되려면 좋은 인재들을 내가 모시고 와서 그분들이 역량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동기부여하고, 긴장감 늦추지 않게 하고. 그리고 한 번씩 돌아봅니다.리뷰해보고, 내가 지금 부족한 점이 있는지, 현대 트렌드를 쫓아가고 있는지.”

“이정효 감독이 자랑스러워요.열정을 가지고 트렌드를 파악하고, 거기에 자기 축구 철학을 덧입혀서 두려움 없이 한계를 뛰어넘고, 강력한 팀들과 맞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