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ㅅㅍ)비포 & 애프터 홍해인. 사랑할 수 밖에 없었어.[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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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149회 작성일 24-05-02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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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ㅍ)비포 & 애프터 홍해인. 사랑할 수 밖에 없었어.
10화까지 이 드라마는 k드라마의 클리셰를 절묘하게 비튼다. 우리는 흔하게 가난하거나 보통의 여주인공에게 무제한적인 사랑을 베푸는 재벌 남주나 서브가 등장하는 드라마를 흔하게 봐왔다. 여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이 설정은 눈물의 여왕에서 절묘하고 현실감 있게 비틀리는데 똑똑하고 예쁜 재벌녀가 평범한 사랑에 빠지려면 그 사람은 서울대 법대 나올 정도로 똑똑하고 김수현 처럼 잘 생겼는데 순수하고 착하다. 거기에 여자라고는 자신 밖에 모르는 순정남에 싸움도 잘 하고 특수부대 출신에 수영까지 잘하는 그야말로 완벽남이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백현우 홍해인에게 그저 자연스럽게 이입할 수 있었고, 그들의 여정에 거부감없이 동참할 수 있었다.


그렇게 비틀린 클리셰지만 한 가지 똑같았던건 재벌 캐릭터의 무차별 사랑 폭격이었다. 실제로 14화에서 그렇게 수술실에 들어갈 때 까지 남김없이 백현우에게 사랑을 주었다.

처음 백현우에게 고백을 듣고 건네받은 우산은 두 사람의 시작을 상징한다. 그 싸구려 자동우산을 홍해인은 이혼을 결정하는 그 날 까지 소중하게 간직했다. 이 우산은 백현우의 자물쇠와 대비되는 소품이다. 백현우가 독일에서 자물쇠를 확인하며 자신의 사랑이 아직 있었다는걸 깨닫는데 비해, 해인은 사이가 소원해졌지만 백현우에 대한 사랑만은 잊지 않았고,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소중하게 간직한 싸구려 자동우산이었다.

연애중에는 놀이동산 레스토랑 수족관을 통째로 대관하며 눈치없는 백현우에게 온우주가 두 사람을 위한다는 확신을 주었고, 홍해인이 누군지 알고 용두리로 도망간 백현우를 천사가 되어 마중니갔다. 거기에 순진한 백현우를 꼬셔 결혼하기 위해 눈물 나는 일 없게 하겠다고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사기를 치고 유언장까지 몰래 작성한다.

백현우에게 힘든 결혼생활이었지만 항상 욕심많고 사나운 가족들에게서 백현우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왔고,(물론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 백현우의 위선과 위악을 깨달은 이후에 하는 모진 말이라는게 겨우 현우를 미워하다 죽어버릴거라는 것이었다. 김민지의 장례식장에서 했던 대사들은 그래서 중요한데 현우가 해인의 삶의 의욕을 불러오기 위해 했던 모진 말들을 해인은 전혀 돌려주지 못한다.

‘알잖아 니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오죽하면 그랬을까. 가만히 있으면 재벌집 사위소리 들으면서 계속 살 수 있는데 왜 도망가려고 했을까? 진짜 너랑 사는게 치떨리게 싫었으니까.‘

’솔직히 당신 석 달 뒤에 죽는다고 했을 때, 아 난 살았구나 했어.‘

그러나 해인은 알았으리라. 유산과 자신의 이상한 집 속에서 백현우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홍해인이라는 캐릭터는 그렇다. 겉으로는 차갑고 험악해 보이는 말들을 쏟아내지만 결국은 이런 상처들 마저 자신의 안에서 이유를 찾고, 스스로 내면화 한다. 그래서 홍해인이 백현우와 이혼한 이유는 백현우의 이혼 합의서가 아니었다. 자신과 사는게 너무 힘들었던 그 사람에게 미안해서였다. 자신은 모나고 차갑고 불친절해서였다. 그리고 자신은 시한부니까……

그렇게 모든 것을 포기해가던 홍해인에게 술에 취해 조심스럽게 읊조린 백현우의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는, 또 한 번 자신을 백현우에게 내던지게 한다. 백현우를 다치게 하고 감옥에 보내려고 협박하는 윤은성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던지며 백현우를 지킨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깨닫고 처음으로 제대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용기도 얻는다.

이렇게 더 이상 현우에게 줄 게 없어진 해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현우를 위해 끝내는 자신의 심장마저 바친다. 극 진행중 14화 초반 해인의 수술에 대한 태도는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기억을 잃더라도 사는게 중요하다는 의견들이 많았고 해인의 행동을 ‘해쪽이’라며 비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게도 기억이란 곧 자신이다. 자신이 기억을 잃는 대신 살 수 있다면 그건 나로 사는 것일까? 나도 해인이와 같은 생각이다.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없다면그 삶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14화에서 해인의 유일한 삶의 의미는 백현우를 사랑한 기억과 백현우에게 사랑 받던 기억이다. 가진 것을 모두 내던질 정도로 사랑했는데 백현우와 가족들은 그 사랑을 잃으라고 잔인한 종용을 시작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은 또 백현우와 가족들의 사랑이다. 가장 잔인한 사랑.


해인이 수술을 결정한 이유도 그렇게 돌고 돌아서 백현우에 대한 사랑이었다. 자신이 자신으로 존재하지 못하겠지만 내 존재를 잃었을 때의 백현우의 모습을 봐버렸다. 사실 이 씬은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현우의 사랑을 표현한 명장면이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가진게 없는 해인이 마지막으로 행복한 왕자가 되어 자신의 납으로 된 심장을 백현우에게 건네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렇게 애타는 순애보로 자신의 사랑을 백현우에게 건네주던 재벌녀 홍해인이 자살을 선택한 순간이다. 신혼여행 때 백현우가 말했던대로 백현우는 홍해인이 죽으면 하루만 더 살고 따라 죽으리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왔다. 사람이 저렇게 울 수 있을까?똑똑한 여자였던 해인의 걱정은 정확했다. 실제로 비포 해인과 애프터 해인은 다른 사람이었다. 어머니에게 받은 상처, 가족들과의 관계를 잊게 되어 순수하고 조금은 따뜻해진 분명 다른 사람이었다.


결국 두 사람의 기적은 기억을 조금씩 찾아나갈 수 있다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기억을 모두 찾는다 하더라도 비포 홍해인과 애프터 홍해인은 완전히 같아질 수 있을까? 납으로 만든 심장에서 다시 행복한 왕자로 빚어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백현우가 던져주며 그렇게 기적을 찾아낸다.

‘나도 기억못했어. 내가 널 얼마나 원했는지. 무슨 일이 있어도 같이 있겠다고 얼마나 다짐했었는지……. 다 잊어버리고 당신 힘들게 했어.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기억을 잃는다는건 누구나 한다는것, 그로 인해서 백현우도 변했고 홍해인도 변했다. 비포 홍해인과 애프터 홍해인은 5화 비포 백현우와 5화 애프터 백현우나 마찬가지라는것. 백현우의 대사는 바로 사람이 모두 변해가는 것에 대한 따뜻한 위로다. 홍해인은 또 변할것이다. 살아가면서 더 변할것이다. 그러나 홍해인이 기억을 잃었더라도 비포 홍해인이 준 사랑으로 깨닫고 변한 백현우는 남아있다. 그래서 비포 홍해인과 애프터 홍해인을 잘 녹여 백현우가 사랑하는 홍해인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것이다. 이것이 이렇게 모든 일을 겪고 난 두 사람에게 찾아온 기적이 아닐까?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생각할 수 있는 점이 많은 드라마다. 특히 두 사람의 서사와 관련해서는 깊고 따뜻하고 사려깊다. 이렇게 정리해 나가며 나의 눈물의 여왕과 조금씩 멀어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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