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시즌 초반, 삼성의 '하늘'은 맑음.[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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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73회 작성일 24-04-1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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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chlrkd2021/223415877902)


시간을 거슬러 2022년 1월 24일 삼성과 롯데 사이의 트레이드가 발표되었습니다.

삼성에서 유격수 이학주를 내주고, 최하늘과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오는 트레이드였죠.

당시 삼성의 유격수 자리를 두고 2021시즌 내내 김지찬과 경쟁하던 이학주는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과 워크에식에 대한 지적을 받으며 팀 내에서 입지를 잃어가고 있었고, 삼성은 22년을 앞두고 심창민을 트레이드하며 사이드 투수를 보강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때마침 마차도가 떠난 유격수 자리를 보강할 필요가 있었던 롯데와 서로 눈이 맞으며 트레이드가 성사되었습니다.

당시 최하늘을 영입할 때만해도 기대치는 크게 높지 않았습니다. 군필 사이드암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고교시절 이후 구속이 많이 줄어 장점을 살리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또한 직구 - 체인지업의 뒤를 이을 제 3의 변화구도 항상 문제로 지적을 받아왔죠. 이러한 문제들로 선발로 가기에는 구종이 부족하고 불펜으로 활용하기에는 구속이 부족해 늘 애매한 롱맨, 임시선발등 1군에서 자리잡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때문에 트레이드된 2022년 14경기에서 33 2/3 이닝, 작년인 2023년에는 고작 3경기에서 6 1/3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고, 올 시즌을 시작할 때만해도 최하늘에게 기대를 하는 삼성팬은 솔직히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던 중 시즌을 앞두고 기사하나를 보는데, 이 기사였습니다.

(https://sports.news.nate.com/view/20240305n04201)


최하늘 기사.PNG 시즌 초반, 삼성의 '하늘'은 맑음.

최하늘이 비시즌 열심히 강민호와 연습했고, 구속이 꽤 올라왔으며, 좋아졌다는 기사였습니다. 솔직히 이런 종류의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 류의 기사는 비시즌이면 선수별로 올라오는 기사기도 하고, 매년 이런 기사로 기대감을 가졌다가 시즌에 들어가서 변하지 않는 모습에 실망한 경험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 열심히 하고 잘하자" 정도로 넘어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나서 스프링 캠프가 끝나고 스프링 캠프 MVP중 한 명으로 최하늘이 지목받은 것을 보고 다시 기사 내용이 생각났고, 올 해는 1군에서 꾸준하게 출전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즌이 시작하고 3주정도가 지난 지금, 최하늘은 삼성의 불펜에서 당당하게 자기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4/15일 기준 9경기 1승 13.1이닝 1실점 13삼진 5볼넷 ERA 0.68 WAR 0.82

물론 4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최하늘의 기록은 리그 최정상급 불펜의 기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삼성의 불펜 중에서 가장 많은 13.1이닝을 소화하며 단 1실점을 기록했고, 팀내에서 가장 높은 0.82의 WAR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리그 전체로 따져도 공동 13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기존 롱맨 자원답게 멀티 이닝도 문제없이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4월 13일 NC전에는 이호성의 뒤를 이어 3이닝을 안타하나 허용하지 않고 꽁꽁 틀어막으며 1+1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습니다. 물론 지난 해에도 김대우, 우규민 등 사이드 투수들이 있었지만 우규민은 kt로 떠났고, 김대우는 팽팽한 상황에서 등판하는 선수라기보다는 넉넉한 상황에서 긴 이닝을 소화해주는 선수인 만큼 불펜의 다양성을 더해주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 해 내내 불펜 약점으로 고생했던 삼성에게 믿을만한 불펜이 한 명 더 추가되는 건 충분히 의미있다고 생각되네요.

물론 이제 팀이 19경기를 소화한 시점이고, 아직 4월도 다 가지 않았습니다만 최하늘이 보여주고 있는 구종 데이터는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몇 가지 데이터를 정리해봤습니다.


최하늘.PNG 시즌 초반, 삼성의 '하늘'은 맑음.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부분을 짚어드리겠습니다.

1. 최하늘의 릴리스 포인트를 먼저 확인해보시면 평균적으로 17cm가량 공을 놓는 위치가 올라간 것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구속을 상승시키기 위한 시도인 것으로 보입니다. (좌우 릴리스포인트를 기록하지 않은 것은 팔 높이 상승에 따른 부차적 변화라고 생각하여 제외시켰습니다.)

2. 팔각도 상승으로 인해 직구와 체인지업의 평균 구속이 3키로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특히 패스트볼의 경우 최고 구속은 140까지 올라오며 지난 2년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굉장히 긍정적이네요.

3. 현재 스포츠 투아이의 PTS 상으로는 슬라이더 / 커브로 구분되어지는 구종은 사실 하나의 구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평균 구속이나 릴리스포인트, 상하 좌우 무브먼트, 분당 회전수 등 다양한 부분에서 비슷하게 형성되고 있는 만큼 실제로는 하나의 구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사견으로는 커브로 보여지며 직구-체인지업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가지는 구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게 지난 2년간의 최하늘의 약점이었다면, 올 시즌 초반에는 브레이킹 볼이 잘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4. 팔각도, 구속 상승등의 부차적인 효과로 공들의 움직임 또한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 직구의 경우 우타자 몸쪽으로 들어가는 무브먼트는 약간 줄었지만, 상승 무브먼트가 유의미하게 늘어났습니다. 체인지업의 경우에는 종적인 구종이라기보다 횡적인 구종으로 바뀌었고, 대신 커브(또는 슬라이더)가 종적인 구종의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회전수도 거의 200회 가까이 증가해 상당히 유의미한 증가라고 생각됩니다. 최하늘.jpg 시즌 초반, 삼성의 '하늘'은 맑음.

클래식한 데이터 외에도 구종지표가 상당히 인상적으로 개선되어 단순히 단발성 활약일 것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습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체력적인 부분이 가장 걱정인데요, 지난 해까지 풀타임을 소화한 경험이 없고 올해의 좋은 성적에 구속 상승이 제 1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등판이 늘어나고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체력이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구속이 떨어졌을 때 최하늘이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가장 중요해보입니다. 멀티이닝을 자주 맡길 것으로 예상되어 박진만 감독과 정민태 코치가 부디 잘 관리해줘서 첫 풀타임 소화를 해내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좋은 투수는 다다익선입니다. 특히 최하늘처럼 긴 이닝소화가 가능한 불펜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시즌 초의 맑은 '하늘'이 시즌 끝까지 유지된다면, 삼성의 한 해도 순항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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