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코믹스

왼발 센터백의 희귀성이 한때 피크를 찍었던 적이 있습니다. 펩은 거의 수집가에 가까울 정도로 왼발 센터백을 영입했었고 최소한 팀에 두 선수는 존재해야 했습니다. (라포르테, 아케, 그바르디올) 그의 아래에 있었던 아르테타와 아스날 디렉터 에두 역시 마갈량이스와 키비오르, 두 왼발 센터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키비오르의 활약이 좋다고 보기 어려워 또 다른 자원 하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아스날과 링크가 났던 이 선수는 이미 많은 빅클럽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죠. 스카우팅 리포트, 오늘은 노팅엄 포레스트의 무릴로입니다.

1. 무릴로 프로필 (Transfermarket 기준입니다)

출생 : 2002년 7월 4일 (21세)

국적 : 브라질

포지션 : 왼쪽 센터백

주발 : 왼발

키 : 184cm

현재 추정 몸값 : 25m 유로 (그러나 거래되어도 최소 50m 파운드는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4/29 기준) 현재까지 23-24 시즌 29경기 (리그 25경기)를 뛰었고 그중 선발로 출전한 경기율은 91%입니다. 4백이든 3백이든 현재 노팅엄 포레스트의 확실한 주전이자 매 경기 눈에 띄는 장면을 하나둘씩은 만드는 선수죠. 브라질 국적으로 SC 코란치안스 유스에서 뛰었던 이 선수는 2023년 1군으로 올라오고 얼마 안 있어 유럽 진출에 성공합니다. 노팅엄이 그를 15.5m 유로에 영입한 것이죠. 무릴로는 따로 적응기 필요 없이 처음부터 잘했습니다. 노팅엄의 감독이 누누로 바뀌어도 다른 자리들과는 다르게 여전히 그는 부동의 주전으로서 팀의 수비를 책임졌습니다.

최근 1년간 무릴로의 경기 지표입니다. 비교 군은 유럽 5대 리그 및 UCL / UEL 참가 선수들입니다.

2. 공격 상황 시

성인 무대를 밟은 지 그리 오래된 선수가 아니라 그런지 무릴로는 간단한 패스에서 미스가 존재합니다. 특히 빌드업 과정에서 땅볼 패스의 불안함이 존재해 숏패스 시도는 경기당 14.43회 (상위 72%), 성공은 경기당 12.72회 (상위 74%)로 매우 낮은 편에 속합니다. 다만 무릴로의 진가는 롱패스 및 이를 통한 공격 전개에서 나오는데 경기당 10.68회로 상위 11%, 성공은 경기당 4.93회로 상위 42%로 꽤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패스가 단순히 반대 전환 패스가 아닌 (경기당 0.5회로 상위 27%) 스루 패스이기 때문에 (경기당 0.21회로 상위 3%) 굉장히 위협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또한 브라질리언답게 전진성이 뛰어납니다. 빈 공간을 향해 종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 선수를 제치는 데도 능하며 전진 이후의 마무리 패스와 슈팅 역시 위협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공격적인 지능이 뛰어난 선수이다 보니까 만약 빅클럽들이 이 선수를 영입한다면 3백의 왼쪽 스토퍼나 4백의 레프트백으로도 사용해 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코너킥 상황에서의 공중볼 능력은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키가 수비수치고 작다 보니 (184cm) 경합에서 승리하는 경우도 많지 않고 정확도도 떨어지는 편입니다. (아직까지 프로 무대 득점이 없습니다)

3. 수비 상황 시

무릴로의 수비 스타일은 (약팀을 상대로 할 때 한정) 소 한 마리가 뛰어다니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단단하고 몸싸움에 능한 파이터형 수비수로 상대의 패스 길을 끊는 형식으로 수비하기보다는 직접 달라붙어서 공을 빼내는 스타일입니다. 특히 이 과정이 굉장히 터프하면서도 깔끔해서 (볼 처리 경기당 5.86회로 상위 2%) 많은 빅클럽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경기를 보다 보면 카드를 받지 않는 선에서 기가 막히게 수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PL 입성 이후 무릴로의 옐로카드는 5번에 불과하며 이는 상위 41%의 준수한 편이죠. (다만 파울 횟수는 많은 편이고 이 중 쓸데없는 파울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릴로가 장점을 드러내는 상황은 상대가 볼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속도 vs 속도로 상대했을 때나 상대가 볼을 받은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이지 상대가 드리블했을 때는 잘 벗겨지는 편입니다. 이는 태생부터 민첩함이 부족하거나 경험이 부족해 상대가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판단을 못하는, 두 가지 원인이 존재하죠. 전자는 고치기 힘들지만 후자는 무릴로가 더 많은 상대들과 부딪히면서 성인 무대에 적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릴로는 후자의 원인이 좀 더 강해 보입니다)

공격 상황처럼 수비 상황에서의 공줄볼 경합 역시 취약한 편인데 수비 시 공중볼 경합 승률이 44.4%밖에 되지 않습니다. 매우 낮은 편으로 무릴로는 이와 관련된 훈련을 끊임없이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중볼 경합도 불안하지만 낙하지점 파악이 더 큰 문제로 보입니다)

4. 아스날과 AT마드리드의 무릴로 사용법

가장 링크가 진하게 난 두 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팀이 무릴로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무릴로를 사용할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4-1. 아스날

현재 아스날에서 뛰고 있는 왼발 센터백은 마갈량이스와 키비오르입니다. 왼발잡이는 아니지만 왼쪽 센터백으로 뛸 수 있으면서 풀백까지 볼 수 있는 선수로는 토미야스와 팀버가 있습니다. 그리고 왼쪽 풀백으로만 뒤는 선수로는 진첸코가 있고요.

키비오르가 올 시즌 본의 아니게 고생했지만 다음 시즌에 어떤 자원으로 아르테타가 바라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로테이션일 수도 있고 잉여 자원일 수도 있겠죠. 아마 다음 시즌에는 진첸코 대신 팀버가 왼쪽 풀백을 맡으면서 토미야스는 벤 화이트의 백업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팀버가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폼이 어떤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점, 토미야스가 나름 괜찮은 활약을 보인다는 점, 진첸코와 키비오르가 기대 이하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점 (물론 키비오르가 처음부터 못한 건 아니지만 한계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이 중첩되면서 아르테타는 또 다른 왼발 센터백을 고민했을지 모릅니다. 제대로 된 마갈량이스의 백업을 말하는 것이죠.

다만 무릴로가 나올 때는 마갈량이스와 다르게 팀버와 자리를 바꿔가면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릴로가 빌드업에서는 약점을 보이기 때문에 앞쪽보다는 뒤쪽에서 패스를 주고받는 것이 좋지만 무릴로의 전진성을 생각한다면 조금 더 올려써도 괜찮을 것으로 보이고 기본적으로 롱패스의 구질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조금 더 앞에 선다면 위협적인 상황을 자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는 팀버의 장점이기도 하죠)

무릴로을 정통 풀백으로 쓰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키비오르와 비슷한 관점으로 생각하시면 되는데 키비오르는 속도가 출중한 윙어들에게 고전해서 풀백에 서는 것이 불안하다면 무릴로는 발재간이 좋은 윙어들에게 고전해서 풀백에 서는 것이 불안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헤더 경합이 불안하다는 점은 얼추 지울 수 있겠네요)

무릴로와 키비오르는 가지고 있는 툴의 공통점이 많습니다. 후방 빌드업에 강점을 보인다는 점 (키비오르가 무릴로보다 짧은 패스의 안정감은 더 높습니다), 전진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 멀티성이 뛰어나 볼란테 자리에서도 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왼발잡이라는 점 등등 공유하고 있는 장점이 많죠. 이 점을 아르테타도, 에두도 알고 무릴로를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키비오르는 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했기 때문에 그를 영입하려는 것이죠.

4-2. AT 마드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