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코믹스

오늘은 이러한 트랜드와는 거리가 멀지만, 나름대로의 음악적 가치와 매력이 있는 러닝타임이 긴 노래들을 몇곡 소개해볼까 합니다. 러닝타임이 20분 언저리 이상 되는 곡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들었던 곡들을 추려봤습니다. 말 그대로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들었던 곡들을 몇개만 추린거라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곡이 없을수도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가왕' 조용필이 1989년에 발매한 조용필 11집의 B면을 가득 채우는 대곡입니다. 조용필의 수많은 곡들 중 성인가요 성향의 많은 곡들을 제작하는데 함께한 김희갑-양인자 부부가 작사/작곡에 참여했습니다. 조용필의 대표곡중 하나인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보컬과 나레이션이 번갈아 나오는 구조가 특징입니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완성도 높은 아트 록 트랙이며, 새삼스레 조용필의 음악적 역량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습니다.

포스트록 최고의 음반 중 하나로 꼽히는 <Lift Your Skinny Fists Like Antennas to Heaven>의 수록곡입니다. 보컬 없이 연주만으로 이루어진 곡으로, 실험적인 사운드를 선보입니다. 앰비언트 풍의 잔잔한 분위기에서 시작해 점차 소리를 쌓아가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분위기를 고조시킨 끝에 격정적인 사운드를 분출해냅니다. 하이라이트 이후에는 다시 가라앉은 분위기로 곡을 끝냅니다. 여담으로 이 앨범의 다른 곡들도 러닝타임이 20분정도 되는 대곡들입니다. 그래서 앨범에 수록된 곡은 4곡으로 매우 적으나, 앨범 전체 길이는 총 87분으로 긴 편입니다.

최고의 라이브 앨범 중 하나로 평가받는 <At Filmore East>에 수록된 곡입니다. 블루스 록 곡으로, 올맨 브라더스 밴드의 굉장한 연주력을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22분 40초라는 긴 러닝타임은 밴드 맴버들의 즉흥 연주로 채워져 있어 이들의 대단한 기량을 확인하는 동시에 블루스 특유의 묘미를 느낄수 있습니다. 밴드의 기타리스트 듀언 올맨이 앨범 발매 3개월 후 안타깝게도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이들의 오리지널 맴버로 발매한 마지막 앨범이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프로그레시브 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밴드인 핑크 플로이드의 6번째 앨범 <Meddle>의 B사이드 전체를 차지하는 대곡입니다. 간주부분의 우주를 연상시키는 사운드가 인상적이며 23분동안 빈틈없는 구성으로 완벽한 기승전결을 보여줍니다. 프로그레시브 록 최고의 명곡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핑크 플로이드라는 밴드의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 상징적인 곡입니다.

일본 밴드 피쉬만즈의 대표작으로, 제목처럼 정말로 Long한 곡입니다. 아예 하나의 앨범 전체가 이 곡 하나로 채워져 있어서 한 곡이자 한 앨범으로 동시에 취급되는 곡입니다. 총 5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으며, 위에서 소개해드린 <Echoes>를 연상케 하는 구성입니다.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다채로운 사운드를 듣는 재미가 있는 곡입니다. 피쉬만즈의 마지막 라이브 앨범에 수록된 버전도 유명한데, 러닝타임이 41분으로 더더욱 깁니다.

부족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