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우와, 소련군이다! 어? 아니잖아?'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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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기먹는스님 댓글 0건 조회 73회 작성일 24-06-0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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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RAR_Sariwon_M4_Sherman (1).jpg '우와, 소련군이다! 어? 아니잖아?'


1950년 한국전쟁 초반, 인천상륙으로 전황을 뒤집은 유엔군은 서울을 탈환하고 38선을 넘어 북진하고 있었다. 그중 평양으로 향하는 관문인 사리원(沙里院)은 영국군과 호주-뉴질랜드군의 혼성집단인 영연방군(ANZAC)이 담당했다.


10월 17일 저녁 무렵, 황해도 사리원에 진입한 영연방(ANZAC) 제27여단은 시가지에 있던 단대호 불명의 한국인들로 구성된 부대와 조우하였다. 그들은 상당수가 비무장 상태였으며 무리지어 몰려있었다. 영연방군은 이들이 평양으로 진격하는 한국군이나 근처 미군부대 소속 카투사들이라고 생각하였다. 해가 지자 당시 전력이 끊긴 사리원 시가지는 광원(光原)이 거의 없어서 같이 있던 카트콤(KATCOM: 영연방군 배속 한국군)들도 이들을 쉽게 식별하지 못했다.


정체불명의 한국인들은 영연방군들에게 다가오더니 '꼼라드', '루쓰끼', '쓰딸린' 같은 러시아어를 말하며 붉은 별이 그려진 담배를 권했다. 이들은 사실 사리원으로 패주해온 북한군 1사단 소속 병사들이었는데,이들은 영연방군들을 소련군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마을주민들 일부도 소련군이 도우러 온 거라고 여기고 러시아어로 만세(우라)를 불러댔다.







en9h8z0pj1c51.webp.ren.jpg '우와, 소련군이다! 어? 아니잖아?'화면 캡처 2024-06-01 084029.png '우와, 소련군이다! 어? 아니잖아?'





그들이 이런 오해를 한 이유는 영연방군과 미군의 복식차이 때문이었다. 영국군은 철모보단 주로 캡 컴포터(cap comforter)라고 하는 비니모자를 착용하고 있었고 ANZAC 병사들은 전통적으로 슬라우치 햇(Slouch Hat)이라는 독특한 모자를 썼다. 이런 걸 본 적 없었던 현지 주민들은 이를 소련군이 쓰는 우샨카(Ушанка)나 개리슨모(Пилотка)로 착각했다. 외모로 봤을 때도 그 시절 한국사람들이 슬라브족과 앵글로색슨족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망치와 낫이 새겨진 뱃지를 선물로 받은 스코틀랜드인들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 잘못됐다고 깨달은 영연방군은 다양하게 대응했다. 뉴질랜드 제16 포병 연대의 어느 소위는 부하들에게 조용히 이 사실을 전파하고 '각자 한 놈씩 맡아라'라고 명령했다. 그가 신호하자 부대원들은 북한군을 한명씩 붙들고 주먹질을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비명소리에 다른 영연방군들도 눈치를 채고 자신들에게 담배를 준 북한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만약 숫적으로 불리하면 영연방군들은 똑같이 루쓰끼, 쓰탈린을 연발하여 소련군인 척 한 뒤 현장을 빠져나와 아군부대를 불러왔다. 밤이라서 골목 하나만 돌아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북한군들은 상당수가 전의를 상실한 상태라 영연방군의 급작스런 공격에 도망치기 바빴다. 그 날 밤 사리원에서는 밤새도록 약 150명의 북한군이 전사했고 20여명이 포로로 잡혔지만 영연방군은 단 1명만 전사했다.







d_dli0002_0001_0020_0328-1.jpg '우와, 소련군이다! 어? 아니잖아?'


다음날이 되자 이 소식은 영연방군 지휘부에도 들어갔다. 피터 클라이노스(Peter D. Clainos) 대령은 '저들은 우리를 러시아인으로 착각하고 있으니 이를 이용해서 적을 기만하라'고 명령했다.


사리원 외곽 도로에는 아직 수백 명의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영연방군들은 통역인 카트콤들을 데리고 돌아다니면서 자신들이 소련군이라며 거짓선전을 했다. 이에 속은 북한군들은 영연방군들이 자신들의 진지 가까이 올 때까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 북한군들 코앞까지 온 영연방군들은 그제서야 정체를 밝히며 총을 겨눴고, 자신들이 속았다는 것을 안 북한군들은 전원 항복했다. 영연방군은 이런 식으로 사리원 인근의 차단진지들을 별 다른 피해없이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출처 - A historical evaluation of the Battle of Pyongyang in the Korean War through a tactical fault analysis - 선진국방연구 제4권 제1호


To the Last Round The Epic British Stand on the Imjin River, Korea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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