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코믹스

사실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가

현직 도쿄도지사인 고이케 유리코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판이고

고이케 유리코가 혐한 색체가 아주 진한 거 빼면

지극히 평범한 일본 선거판이라 하겠지만

문제는 이렇게 무난한 선거판이다 보니

'내가 왕년에 도쿄도지사 선거에 나간 사람인데' 타이틀 달아보려고

이번 선거판에 출마한 후보가 56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어차피 당선자는 고이케가 될 판이니

당선이 목적이 아니라 자기 PR 하러 나온 애들이 상당수라

이번 선거는 여러 의미에서 새 지평을 열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애들이 한국에 대해 삐뚤어진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유명한 일이지만

얼마나 머리 속에 '한국' 밖에 들어있지 않은 바보들인지

뜬금없이 '다케시마는 일본의 영토입니다!' 라는 포스터 도배를 하질 않나

도쿄 도지사를 뽑는 선거에 뜬금없이

일부다처제를 도입하자는 포스터를 올리면서

이런 사상을 PR하는 도구로 써먹질 않나

이렇게 시바견 사진 한 장 올려놓고

개판 그 자체인 정치판에 대해 무언의 조롱을 하는 판이다

일단 여기까지만 봐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 생각이 들텐데

우치노 아이리라는 처자는 정책 발표 방송에서

지금껏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새 지평을 열어 재꼈는데

정책 발표 방송이었음에도 정책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하지 않고

이렇게 옷을 벗어 재낀 거다

그리고 이렇게 자기 유튜브 채널 홍보를 한 거 보면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30년 전 쯤에

정치신인이 자기를 PR하기 위해

'저는 감출 것이 없습니다!' 라며

상의 탈의 포스터를 제작한 적이 있었다지만

이 쪽은 정치를 하고자 하는 목적이 분명했고

정치 신인으로서의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한

정말로 눈물겨운 고육지책이었던 반면

저 쪽은 정치를 하려고 나온 게 아니라

순전히 자기 유튜브 채널 홍보하려고 나온 거라

도저히 같은 거라고 볼 순 없겠지

사실 2010년대 우크라이나처럼

정치판 꼬라지가 막장인 나라들에서

이런식으로 기존 정치인들을 조롱하는 이들이 출마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일본의 경우 그래도 선진국으로 안정된 나라인데도

이런 식의 애들이 활개치는 걸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이 글 제목에 '갈 때 까지 갔다' 라는 표현을 썼는데

왜 그런 제목을 적었냐 하면

이렇게 어느 모델의 외설적인 사진을 포스터로 게시했기 때문에 그랬다

상식적으로 이런 외설적인 사진을 공공연한 장소에 게시하면

사회 윤리적으로 문제일텐데,

아무튼 일본 선거법과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정치 포스터나 정치 방송에 대해 '정치 활동의 자유' 를 보장하기 위해

정책 발표 방송에서 자기 유튜브 채널 홍보를 하거나

저렇게 외설적인 사진을 선거 포스터로 게시하더라도

이를 제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참으로 새로운 지평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