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코믹스

여기서 여러분들이 크게 궁금해 하는 2가지는

1. 왜 통합하는가?

2. 통합하는건 그렇다치고 왜 통합한 이름이 목포시가 아니라 신안시인가??

이렇게일건데요,

일단 이 동네 역사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봅시다!

사실 이 동네 이름은 신라시대때부터 쭉무안군이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목포라는 지명은 조선 태종 때 현재의 목포시 지역에 목포진을 설치하면서 등장한 것으로 추측이 되는데, 이 때 목포진이라는 이름은 그냥 강화도의 초지진처럼 그냥 무안의 한 해안 진지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1897년, 목포항이 개항하면서 무안군은 무안부로 승격했고, 1910년 경술국치 이후에는 아예 이름을 목포부로 개칭합니다.

그리고 1914년, 일제는 목포시내 지역만 목포부로 남기고, 나머지 지역은 다시 무안군으로 되돌리며 현재의 목포-무안 관계가 완성됩니다.

신안은 목포/무안과는 역사가 살짝 다릅니다.

신안군 지역은 역사적으로 관할 행정구역과 이름이 몇번 바뀌긴 했는데, 가장 오래되고 일제강점기 직전까지 갖고 있던 나름의 근-본 이름은 바로 지도군입니다.

지도군이 원래 따로 존재하긴 했습니다만, 1896년, 여러 고을로 흩어져있던 전라도 서해안 지역 대부분 섬들을 지도군으로 개편하게 되는데요,

이게 좀 무서운게 우리나라 남서쪽 끝의 흑산도, 가거도부터 전북 군산 앞바다의 고군산군도까지 전부 지도군이었어요;;

(정보 : 가거도부터 고군산군도까지 직선거리는 약 230km다.)

(1901년 지도군, https://arca.live/b/city/20583296 이 지도에서 눈에 잘 보이게 색만 빨갛게 칠함. 문제시 수정)
이게 지도군 지도군... 엌ㅋㅋ

지도로 대충 봐도 관할 지역이 말도 안되게 넓었기 때문에, 1914년 일제는 지도군을 아예 해체시켜버립니다.

해체시키면서 현재의 신안군 지역은 목포에서 분리된 무안군에 편입시킵니다.

...?

배보다 배꼽이 컸습니다.

신안군이 무안군에서 분리가 된 것은 일제로부터 해방이 되고 나서도 한참 뒤인 1969년인데요, 이 때 바로 '새로운 무안'이라는 뜻에서 신안군이라는 이름이 붙은겁니다.

한마디로, 신안군 이름 자체는 노근본...

사실 도시 지역만 군 지역에서 따로 분리되어서 시 지역이 된 지역은 정말 많습니다.

다만, 1995년 도농복합시(시 안에 읍,면을 둘 수 있게 함)가 탄생하면서 대부분 재통합을 했고, 현재까지도 통합을 못한 지역은(이미 모두 시로 승격된 지역 제외)

전주-완주, 속초-양양, 목포-무안-신안 3가지 케이스 밖에 없습니다.

이 가운데 속초는 통합을 바라긴 하지만(양양군이 워낙 완강하게 반대하기도 하고) 전주, 목포에 비해서는 통합이 급하지도 않고 통합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예외로 둔다면

통합하지 못한 곳은 사실상 전주와 목포 두 곳만 남아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네. ㅈㄴ 급해요.

목포시의 면적은 51.62km^2로, 비수도권 시/군 가운데 최소 크기입니다. 수도권의 시/군들을 포함해봤자 면적 순위로 전국에서 뒤에서 6등입니다.

목포시보다 면적이 작은 시(市)들(구리, 군포 등)도 이미 모두 인근 지자체와 통합을 논의하는 상황이기도 하죠.

목포시의 인구밀도 역시 비수도권 시/군 가운데 가장 높고, 목포시를 지금 당장 경기도에 떨궈놔도 경기도 내에서 인구밀도 중상위권에 해당합니다.

목포시의 땅 부족 현상은 80년대부터 존재했습니다.

목포대학교는 40년도 더 전인 1980년대 초반에 무안군으로 이전했고, 목포시에서 90년대나 그 이후에 개발된 지역(하당지구 등)은 거의 대부분이 매립지에 해당됩니다.

아파트도 겨우 세우는 판에 공단지역? 아예 없진 않지만 도시규모에 비해 굉장히 초라한 규모이구요.

목포시 바로 아래 영암군 삼호읍 지역에 대불공단과 같은 큰 공단이 있지만 목포시 관할이 아니기 때문에 목포시 재정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전남 지역의 GRDP인데요, 목포의 GRDP는 우리나라의 대표 공업 도시인 여수와 광양은 물론이고 목포 인구의 절반밖에 안되는 나주시에게도 밀리며 지역내총생산만 보면 전남 서부의 대?표 도시 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광주광역시에서 되찾아온 전남도청마저 목포시 주도로 전남 서부권이 얻어내는데 성공했으나 정작 목포시 내부에 도청 세울 자리가 없어서 목포시 경계 바로 바깥에 도청이 들어서게 되고, 무안군은 도청을 중심으로 남악신도시를 발전시킵니다.

기본으로 깔고 가는 통합 반대 이유는 전국 어디든 똑같은데요,시+군 통합의 경우, 혐오시설이 군 지역에 들어갈 확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통합 이후 땅이 넓어진 목포시에 혐오시설이 안 그래도 좁아터진 목포시 지역에 들어간다면 목포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상당히 거세겠죠? 지역 정치인들도 인구가 많은 목포시 민심을 거스르기 어려울거구요.

그래서 신안군은 목포와의 통합에 반대합니다. 통합을 안하고 지금 이대로 목포와 남남으로 계속 살아도 신안군은 손해 볼 것이 없거든요.

오히려 목포와의 통합이 이뤄질 경우, 통합 시에서 기존 신안군청이 하던 각각의 섬에서 이루어진 사업들이 축소/무산될까 걱정하는 주민들이 많죠.

그런데 무안군은 신안군보다 더 완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일단 무안군의 통합 반대 이유를 크게 3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이 외에도 무안군이 주장하는 통합 반대 사유는 약 5,800여개 정도 더 있는데 아무튼 그래요...

첫번째 사유는 신안군의 반대 사유와 똑같구요,

무안군의 독자적인 시 승격을 위해서는 군 인구 15만을 찍든가, 군 내에 인구 5만 이상인 지역이 존재해야하는데,

어렵긴 하지만 남악신도시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 시 승격이 가능하지 않냐!? 하고 주장하실 수도 있는데요,

제가 이해가 안된다는 이유는 결국 이렇게 시 승격이 이루어지면 적어도 남악신도시 지역은 읍에서 동으로 전환이 될 것이고, 그럼 이 남악 주민들은 농어촌 혜택을 다 날려야합니다.

그럼 당연히 주민들의 반발이 심할거고, 남악 주민들은 시 승격할 바에는 차라리 목포시와 통합해 읍 타이틀을 남겨놓고 싶을겁니다.

실제로 청주시와 청원군이 이렇게 통합했거든요.

대충 청주시-청원군 통합을 요약하자면

1. 청원군이 청원군 독자 시 승격을 목표로 계속 청주와의 통합을 반대함

2. 그러다가 청원군 인구가 15만을 넘김

3. 청원군이 시 승격을 추진함

4. 시 승격을 하려면 청원군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오창읍을 동으로 전환시켜야 함

5. 오창읍 주민들이 시 승격에 반대함

6. 어? 차라리 청주랑 통합하면 읍으로 남을 수 있겠는데?

7. 청주-청원 통합 주민투표 시행

8. 통합 확정

그 외에도 청원 주민들의 통합 찬성 사유는 더 있었지만 오창 주민들의 찬성도 한 몫했습니다.

위 글에서 청주를 목포로, 청원을 무안으로, 오창읍을 삼향읍(남악)으로 대입시키면 완벽하게 목포-무안 상황과 똑같은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남악신도시 주민들은 목포시를 비롯한 외부 유입 인구가 많고, 위치도 블럭 차이로 목포/무안이 갈리는 곳이라 완벽한 목포 생활권에, 블럭 차이로 관할 지자체가 달라지면서 행정적으로도 불편한 점이 많아 목포와의 통합에 대찬성하는 중입니다.

애초에 남악신도시 주민들은 스스로를 목포 사람으로 생각하지, 무안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안군 지도)

통합 반대 3번째 이유입니다. 이게 대체 뭔 소리인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읽어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물론 무안군 전체적으로는 목포 생활권이지만, 정작 무안군의 전통적인 중심지인 무안읍은 목포시와 반대쪽에 위치해 있고, 여타 다른 군의 읍내처럼 쇠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중심지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목포시와 인접한 삼향읍과 일로읍을 제외하고는 확실하게 무안읍보다 목포시 생활권이다! 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안 그래도 무안군은 쇠락하고 있는 무안읍을 살리고 싶어하는데 목포와의 통합은 무안읍을 반쯤 버리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죠.

실제로 남악신도시 주민들이 무안군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세금은 남악이 훨씬 많이 내는데 남악으로 돌아오는 행정 서비스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 크기도 하구요.

2014년 통합에 성공한 청주시의 경우 청원군이 도넛 모양으로 청주시를 감싸는 형태라 청원군 내에 군의 대표적인 중심지라고 불릴만한 곳이 없었고, 대부분의 지역이 청주시와의 교류가 상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목포시 입장에서 통합에 불리한 점입니다.

통합시 이름을 뭘로 하든 그건 통합 대상 지자체들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목포시로 해도 큰 상관은 없지만,

일단 목포시가 도시 이름을 포기하고서라도 통합에 적극적이라는 점이 크게 걸립니다.

(심지어 그 상대가 무안이 아니라 노근본 명칭의 신안이더라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만약 무안군이 그 통합의 대상이라면 일제가 이름 지어놓은 목포시보단 근본 넘치는 무안시로 통합되는 것이 훨씬 타당하다고 봅니다.

진작에 통합한 도농복합시들도 유명한 시 이름을 포기하고 근본 넘치는 군 이름으로 되돌아간 경우가 많거든요.

(ex - 삼천포시+사천군=사천시, 대천시+보령군=보령시, 이리시+익산군=익산시 등...)

...근데 무안시도 아니고 신안시는 이뭐;;

제가 준비한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추천 한 번 씩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