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코믹스

원문 :https://arca.live/b/city/110594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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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호남향우회

1. 영남이라는 한 틀로 묶이기에는 너무 크다.

까놓고 말해서 경상북도와 호남 전체의 면적이 거의 차이가 없다. 당장 부산에서 안동까지 거리로는 200km, 시간으로는 2시간 반이 걸리는 상황에서 부산 사람들과 안동 사람들이 동질감을 느낄수 있을까?

2. 영남향우회 자체가 없는건 아니다. 다만 상설조직이 아닐뿐.

이러한 연유로, 재경영남향우회는 있어도 대부분은 연합향우회의 형식을 띔. 경주향우회, 상주향우회, 진주향우회 등이 모여서 연합향우회 식으로 행사를 하는 것임.

사실 이것조차도 굉장히 잘 굴러갈 경우에나 그런 것이고... 보통은 대다수의 영남지역 향우회들이 이런 식으로 '영남'으로 통합되지 못하고 저렇게 각 소지역별 향우회로 파편화되어 굴러가고 있음. 보통 재경 XX시향우회, 재경 XX군 향우회 이런 식으로 굴러가지.

사실 호남향우회도 초창기에는 그랬었는데 5공화국 시절에 정치적으로 억압받던 것을 계기로 단결한 것이고, 다른 지방 향우회들은 그럴 계기가 없었던 것에 가깝기도 함.

3. 대구와 부산이 오랫동안 서로 헤게모니 싸움을 오랫동안 지속해왔다.

이렇게 말하면, 호남도 광주 vs 전주라던가, 전남서부 vs 전남동부간 정서적 차이가 있지 않나요?라고 하겠지만 어느 정도 큰 틀에서 묶일 여지는 있었음.

하지만 대구 vs 부산의 경우 부산이 물론 더 크지만 대구를 압도할 정도로 크진 못했고, 행정적으로는 조선시대 내내 경상감영이 대구에 있었을만큼 대구가 부산의 영향을 받는다고는 절대 볼수 없는 위치였음.

거기다가 5공화국 동안 TK는 전두환, PK는 김영삼으로 정치적으로도 갈려있던 시기가 있었고 경남이라도 대구와 인접한 지역 일부는 부산보다 대구 영향권에 더 가까운 사례가 있으니(대표적으로 경남 창녕 출신이지만 대구에서 학교를 나온 홍준표)

그렇다면 경북향우회, 경남향우회로 나눠서 조직되냐? 그건 아님. 경북향우회의 영향력이 큰 곳이 있긴 한데, 그게 수도권이 아니라 부산, 울산 같은 동네들임.

비슷한 이유로 부산보다 대구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 창녕, 밀양, 합천 등의 동네들은 재대구 경남향우회와는 별개로 재대구 XX향우회가 존재함

4. 90년대까지만 해도 영남권은 일자리가 풍부한 지역이었다

비단 호남향우회가 아니더라도 인천에는 충청 향우회가 상당히 크고 서울 노도강 지역에는 강원 향우회의 영향력도 의외로 큰데 왜 영남향우회만 존재감이 약한가요?라고 한다면...

90년대까지만 해도 영남권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서' 상경할 필요성이 많이 떨어졌음. 심지어 그 일자리 없다는 대구조차도 섬유산업 몰락 이전까지는 일자리가 풍부한 지역이었으니까. 그래서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라는 말처럼 대구가 30년동안 GRDP로는 꼴찌임에도 외제차 비율, 백만장자 비율은 수도권 제외 1위인 거임.

그래서 과거 상경한 영남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서 상경했다기보단 더 큰 성공을 위해 상경한 경우가 많았음. 강남3구에 영남 사람들이 많이 살았던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고.

5. 젊은 사람들한테 향우회는 더 이상 매력적 조직이 아님

물론 지금 주력산업이 침체기를 맞은 영남지방은 젊은층의 인구유출이 심각한 지역임. 그렇다면 미래에는 영남향우회가 활성화될까?

지금 XX향우회를 보면 인력풀이 대부분 산업화세대들이고, 젊어봤자 86세대인 경우가 많음. X세대만 되어도 향우회는 거의 아오안인 경우가 많음.

그래서 미래에는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조직이 XX향우회가 아닌 특정 스포츠 구단의 서포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함. 마치 유럽처럼.

잠실구장을 한가득 메운 수도권의 기아팬들, 이게 호남향우회의 미래 버전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