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코믹스

위 그림은 나폴레옹 인생 최고의 승리인 아우스테를리츠 전투 직전 진영을 순시하던 나폴레옹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한 군견의 모습을 그린겁니다.

그의 이름은 Moustache 이고, 일명 Mous 라고 불리곤 했습니다.

그는 나폴레옹 휘하 군인들이 데리고 키우던 강아지로, 현대적 의미의 전문 군견이라기 보다는 흔히 부대에서 볼 수 있던 짬타이거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는 나폴레옹 신화의 일부가 되면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군견 중 하나가 되었고 현대 군견 원조 중 하나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그의 견생은 나폴레옹 몰락 이후 1826년 처음으로 기록으로 등장합니다. 그에 따라 당연히 그의 견생 중 적지 않은 부분이 과장되긴 했겠지만, 나폴레옹 휘하에서 영광을 누렸던 이들이 1850년 넘어까지 많이 생존해 있었음에도 그에 대한 별다른 반박이 없었음을 생각하면 그가 존재했고, 나폴레옹과 함께 했다는거 자체는 진실로 보입니다.

1. 탄생

1799년 9월 노르망디주 팔레즈에서 탄생했다고 합니다. 그의 견종은 현대 푸들의 조상격인 바벳(barbet)이었다고 합니다.

생후 6개월에 한 식료품업자에게 분양되어 그를 따라 캉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거기서 그는 프랑스 척탄병 연대를 만났고, 그들에게 귀여움을 받게 되며 한 부대장의 승인 하에 부대 내에서 기를 수 있는 개가 됩니다.

2. 프랑스군에 입대하다

Mous가 합류한 척탄병 연대는 곧바로 나폴레옹의 2차 이탈리아 원정에 동원됩니다.

당연히 나폴레옹과 프랑스군이 알프스를 건널 때 그도 함께 건넜다고 합니다.

(나폴레옹 포함 프랑스군이 ㅈ빠지게 알프스를 건너던 당시 Mous도 여기 어딘가에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는 큰 활약을 하는데, 야밤에 프랑스군을 야습하러 온 오스트리아군을 발견하고는 크게 짖으며 잠자던 프랑스군을 깨워 그들을 격퇴하는데 기여합니다.

이 공로로 그는 정식 연대원으로 지위를 인정받고, 공식적인 식사 배급을 받게 되었으며, 주1회 이발사에게 빗질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나폴레옹과 함께한 Mous의 전성기

Mous는 알프스를 건너서 나폴레옹군과 함께 마렝고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그는 오스트리아군 정찰견들을 견제하고 내쫓는 임무를 잘 수행했고, 본 전투 당시에도 전장을 뛰어다니며 오스트라아군 보병에게 위협을 가하는 등 맹활약을 했습니다.

이 전투에서 얼마나 격렬히 싸웠냐면 그는 여기서 귀를 잃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전투 이후 그는 배속된 부대를 흉갑기병(쿼리시어) 부대로 옮기는데, 이유는 한 척탄병이 그를 경비실에 묶어두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ㅋㅋㅋㅋ)

Mous는 이후 흉갑기병 부대를 따라서 아우스테를리츠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여기서 그는 인생 최대 업적을 이룹니다.

격렬한 전투 중에 기수가 총에 맞아 전사하며 군기가 적진 한가운데 떨어지게 되었는데, Mous는 프랑스 군기를 노획하러 다가온 오스트리아 군과 격렬한 전투 끝에 군기를 지켜내고, 군기를 물어뜯어 물고는 프랑스 진영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아우스테를리츠 전투에서 그는 한쪽 다리에 장애를 얻을 정도로 격렬히 전투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죽은 프랑스군 기수 옆에서 오스트리아군으로부터 군기를 지켜내는 Mous)

이 공로를 인정 받은 Mous는 장란 원수에게 훈장을 수여 받는데,

그 훈장 앞면에는 [그는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다리를 잃었고 연대의 깃발을 구했습니다.] 라고,

훈장 뒷면에는 [Moustache, 프랑스 개: 어디에서나 용감한 사람처럼 존경받고 소중히 여겨지기를 바랍니다] 라고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Mous가 받은 훈장)

Mous는 아우스테를리츠 전투에서 얻은 다리 부상 때문에 훗날 다리를 잘라내어 진짜 장애견이 되고 맙니다ㅜㅜ

그러나 그 용맹과 충성을 인정 받아 정식으로 나폴레옹 휘하의 친위견이 되었고,

연대 정식 명부에 이름을 올린 것은 물론이고, 그가 어느 연대에 있던 그에게 식량 배급을 받을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을 받았다고 합니다.

(나폴레옹과 뮈라 원수 앞에서 능력을 뽐내는 Mous, 훈장을 받은 이후 그가 다리를 잘라냈다고 하는데 상상화라 그런가 여기서는 네발이 다 멀쩡한걸로 등장합니다)

4. 전쟁 중에 싹튼 적과의 사랑

몇년 후, 아스페른-에슬링 전투에도 참여한 Mous는 오스트리아에 살던 암컷 푸들과 사랑에 빠졌고, 거기서 그 암컷을 빼내와서 프랑스 진영에서 가정을 꾸리고 자식도 가졌다고 합니다.

그 강아지들은 프랑스 부대를 따라다니는 여성들이 돌봤다고 합니다.

5. 전장에서 장렬히 전사하다

Mous는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던 스페인 전역으로 추가 파병되는 나폴레옹 부대를 따라 스페인으로 갑니다.

여기서도 그는 용감히 전투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1812년 스페인 전역에서 가장 피투성이 전투였던 바다호스 공방전에서 영국군 포탄에 맞아 죽고맙니다.

그의 사체는 훈장과 함께 전투지역 어딘가에 묻혔고, 프랑스군은 그 와중에 묘비까지 만들어줬다고 합니다.

그러나, 스페인 반도전쟁 이후 스페인 사람들은 프랑스 군견의 묘를 파괴했고, 종교재판을 거쳐 그의 사체는 불질러졌다고 합니다.

결국, 현재 그의 존재를 기릴 수 있는 장소는 하나도 없는 셈입니다.ㅜㅜ

그는 12년 견생 동안 수없이 많은 부상과 장애를 얻었지만 그 모든 흔적들은 몸의 앞부분에 있어서, 그가 얼마나 용맹히 싸웠는지를 말해준다고 합니다.

그의 견생은 200여년을 거치며 전설이 되었고, 군견 역사에 꼭 등장하는 유명견사가 되었습니다.

또한, 나폴레옹과 개를 이야기할 때도 꼭 언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