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조선의 'O조' 묘호는 정말 남발됐던 걸까? 조(祖) 묘호를 받은 왕들을...[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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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쿠로 댓글 0건 조회 41회 작성일 24-03-29 19:57본문
군주 사후, 선왕의 행적을 평가해 올리는 '묘호'.
선대를 계승한 왕은 종(宗),
본인으로부터 왕실대통이 바뀐 중시조가 되거나
왕조역사상 엄청난 공이 있는 왕은 조(祖).
보통은 '조(祖)'가 '종(宗)' 보다 높게 평가된다.
조선왕 27명 중 '조'의 묘호를 받은 왕들은 7명.
조선의 '조' 묘호는 남발됐던 걸까?
먼저 묘호의 본원인 중국의 경우와 비교해보자.
원래는 묘호 자체가 패시브로 올라가는게 아니었다.
당나라 전까지는, 당대 정말 고평가를 받던 군주들만이
누릴 수 있는 명예의 칭호가 묘호였다.
당 이전 정통왕조(한, 서진, 수)는
묘호 자체도 총 36명의 황제들 중 9명만 묘호를 받았고
한 태조 고제 유방
한 세조 광무제 유수
진 세조 무제 사마염
수 고조 문제 양견
그 중 '조'를 받은 황제는
단 4명으로, 모두 천하를 재통일하여 창업한 군주들.
분열기&추존 군주 제외, 통일왕조 군주들을 봤을
(묘호가 패시브로 올라간)
당 이후 68명의 황제들 중 '조'를 받은 이들은
당 고조 이연
송 태조 조광윤
원 세조 쿠빌라이
명 태조 홍무제
명 성조 영락제
청 태조 천명제
청 세조 순치제
청 성조 강희제
묘호가 패시브로 올라갔음에도 68명 중 단 8명.
당 이전까지 합쳐 104명 중 12명만 '조' 묘호를 받았다.
대부분 창업군주들이고..
명 성조, 청 세조, 성조 역시
대전쟁으로 사실상 나라를 재창건한 인물들.
능력치로 따져도 대부분 진짜 후덜덜한 군주들이다.
그럼 조선에서 '조'를 받은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태조
우리 민족 역사에서 손에 꼽힐만한 명장이지만
왕이 된 후 정치가로선 평이 좀 갈리는 편이고,
창업군주임에도 (사실상)강제 폐위로 치세가 끝났다.
뭐 왕조의 창업자로서 자연히 받는 '태조'를 받았다.
세조
사후 신하들이 올린 묘호 후보들은 '신종', '예종', '성종'.
원랜 '신종'이 되었을터지만.. 그의 아들이 딴지를 건다.
'부왕께서 사실상 나라를 재건국하신건 모두가 알지않나?'
'(콕 찝어서)세조로 하자?'
사실상 그의 아들이 강짜를 부려 억지로 밀어붙인 것.
그렇게 그의 묘호는, 최고의 묘호인 '세조'가 되었다.
이유 개인은 분명 다방면으로 능력이 있는 이였으나,
세조는 패륜, 실정, 폐단 등 그림자를 남긴 건 사실이기에
'세조'의 묘호는 너무나 과분하다 할 것이다..
선조
원래는 '선종'이었으나, 그의 죽음 10여년 후
태조의 아비가 이인임이라 기록된 중국사서를 고친
'종계변무'의 공과,
일본을 격퇴한 '임진왜란 승전'의 공을 이유로
선종 -> 선조로 격상되었다.
뛰어난 인재들이 많았던 시기의 군주이고
명석한 두뇌를 지닌, 분명 똑똑하고 능력이 있는 군주.
하지만 군주 평가에서, 그 능력 뿐 아니라
'그릇'도 얼마나 중요한 평가 항목인지 잘 보여주는 인물..
현대 한국인들에게 인기는 최악을 다투는 국왕이 되었다.
인조
최초로 받은 묘호는 '열조'.
'열등하다'와 비슷한 어감때문에 오해받기도 하지만
열조 자체도 매우 좋은 글자의 묘호인데..
재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더 높은 '인조'가 되었다.
그러나.. 평가, 인기 모두 대중들에게 최악인 인물로..
업적과 별개로 그는 선대에게 자리를 물려받은게 아닌,
반정으로 대통을 바꿨기에 종법상 조가 붙은 건 그렇다쳐도
며느리, 손자들에게 행했던 잔혹, 비정한 언행들을 보면..
최소한 '어질 인(仁)'은 그에게 과연 어울리는 묘호일지.
영조
원래 올려진 묘호는 '영종'.
그의 사후 100년도 더 지나, 고종 때 '영조'로 격상.
이유는?
걍 오래 재위하며 정치 잘했다고...
매우 똑똑한 사람이었고, 그만큼 일도 열심히 했으며..
재위 초반 적대당들의 영수들을 불러 눈물을 흘리며
'제발 싸우지 좀 맙시다ㅠㅠ'라며 호소하던 영조는,
재위 후반 정승들까지 마음대로 갈아치우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왕권을 강화하는데도 성공하였다.
다만 인성은 정말 레전드를 찍은 인물로
자신의 친아들을 학대하고 살해했으며,
강박증, 편집증이 의심되는 극예민보스였다..
그 인성으로 최근 아주 욕을 많이 먹고있는 왕이기도..
정조
원래 묘호는 '정종'이었으나, 사망 100여년 후
고종이 칭제를 하며, 양고조부까지 '조'로 추존하여
고종의 양증조부 정종은 '정조'로 격상되었다.
원래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더 큰 군주였지만,
최근에는 부정적인 면모들도 부각되며
예전보다 평가가 꽤 갈리는 군주이다.
순조
원래 묘호는 '순종'이었으나, 사망 23년 후
그의 양자가 된 철종이 자신의 부족한 정통성을 보완하려
홍경래의 난 진압, 이단인 천주교 탄압의 공을 이유로
'순조'로 격상해 추존.
30년 넘는 재위기간동안 뭐했냐? 라는 소리가 나올만큼
무기력했던 암군으로도 많이 평가받는다..
그의 사후 100도 되지않아, 조선은 멸망한다.
원래 '조'는 정말 엄청난 명군들이 받는 묘호인데,
보시다시피 조선은 '조'가 많을 뿐 아니라
받은 왕들도 길이 남을 대명군이라 하긴 좀 힘든 왕들..
심지어 인종이 아버지 중종을 '중조'로 격상하려다
신하들에게 빠꾸먹고 관둔 적도 있다.
수치로만 봐도
중국 통일왕조 황제 104명 중 12명이 '조'를 받았고
조선은 국왕 27명 중 7명이 '조'를 받았으니
결론
: 진짜 엄청 남발된 것이 맞다.
당대 조선인들도
'우리 너무 조 남발아녀?'
하는 자각도 있었을 정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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