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36년 전 오늘 메이저리그에서 있었던 일[59]
페이지 정보
작성자 쿠로 댓글 0건 조회 79회 작성일 24-03-03 03:14본문
디트로이트에서 뛰었던 강타자 커크 깁슨은
카리스마 있고 야구에 진심인 걸로 유명했다
불 같은 성격으로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을 했는데
1987년 시즌이 끝나고 FA가 된 깁슨은 다저스로 이적했다
당시 다저스 단장은 깁슨의 카리스마가 선수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1981년 월드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다저스는
이후에도 대부분 좋은 성적을 냈지만
월드 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고
직전 두 시즌이었던 86, 87년엔
똑같이 73승 89패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전력이 충분히 좋았기 때문에 더 아쉬웠던 성적이었기 때문에
다저스는 강타자에다가 팀 케미스트리까지 잘 잡아줄 적임자로
깁슨을 선택한 것
깁슨은 계약 전 단장과의 식사 자리에서
나는 굉장히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임할 것이다. 내가 어느 누군가의 엉덩이를 걷어차도 놀라지 마라.
나는 한번의 월드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었고 다시 한번 우승하고 싶다.
헐리우드 구경이나 하려고 캘리포니아로 온 것이 아니다.
라고 할 정도였다
1988년 3월 3일
다저스의 스프링 캠프 첫 연습 경기가 있던 날
깁슨과 다저스 선수들은 경기 전 훈련에 나섰는데
깁슨은 훈련이 시작되고 얼마 안돼서 바로 팀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었다
3루 수비 연습을 하던 페드로 게레로가
번트 타구 수비를 하던 중 크게 벗어나는 악송구를 하자
훈련에 참가하던 선수들이 웃고 신났던 것
깁슨은 이해할 수 없었다
훈련에서 실수 한 것도 빡칠 일인데 그걸 보고 웃는다고?
이외에도 훈련에서 웃고 떠들고 장난치던 선수들을 본 깁슨은
슬슬 빡침이 올라왔다
아무튼 훈련 전 워밍업 중이었던 깁슨
존나 야구에 진심이었기 때문에 워밍업도 진심으로 한 깁슨은
달리던 중 모자가 벗겨졌는데
모자가 벗겨지고 말았다
그리고 모자를 주우면서 땀을 닦았던 깁슨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데
얼굴이 까만 이물질로 가득한 것이었다
야구선수들이 눈 밑에 바르는 아이블랙을
몰래 바르는 장난을 쳐놓은 것인데
그런 깁슨의 모습을 본 다저스 선수들은 또 빵터졌다
자기들 딴엔 진지충 재밌게 해줬다고 생각했을듯
그런데 곧 다저스 선수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는데
개빡친 깁슨이 훈련을 거부하고 그라운드를 떠나 클럽하우스로 가는 것이었다
깁슨에게 돌아오라며 소리쳤지만
성질이 뻗친 깁슨은 그 말을 무시하고 클럽하우스로 돌아갔다
그리고 클럽하우스에 있던 물건들을 집어던지고 유니폼을 벗어던지면서
극대노했다고.
이따위 장난 친 새끼 잡아오세요
라고 했는데
아 아무튼 쟤들은 너랑 친해지려구... 환영하려구... 그런건뎅...
이라며 달랬지만
(세수 후)
나는 저 새끼들한테 환영 받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나는 친구를 찾으러 온게 아니라 승리하러 온 겁니다
나랑 같이 승리할 사람들을 찾으러 온 겁니다
장난 친 새끼 안 데려올거면 난 갑니다 ㅂㅂ
라며 경기장을 떠났다
당연히 연습 경기에 깁슨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다음 날 아침
라소다 감독, 단장과 만난 깁슨
감독과 단장은 깁슨한테 제발 진정하라며 부탁했지만
깁슨은 아침 조회 전까지 장난 친 사람 안 잡아오면 자기는 팀을 나가겠다고 선언했는데
불펜 투수였던 제시 오로스코가 자기가 했다며 사과했고
한번만 더 나한테 장난치면 니 인생에 다음 이닝은 없다
며 용서?했다
너희들은 패배자 새끼들이다
니들이 몇 년이나 패배한 시즌을 보냈는지 아냐?
왜 그랬는지 이유를 아는 건 어렵지 않다
나에겐 승리하는 것이 가장 재밌는 것이다
너네들이 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는 건 너네들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여기 있는 너희 모두를 위해 희생하겠다
라며 선수단 앞에서 연설을 했고
다저스 선수단은 깁슨의 연설에 감동하며 존경심을 표했고
타팀에서 온지 두 달도 안된 깁슨을 리더로 받아들였다
이후 깁슨과 기존 다저스 선수였던 오럴 허샤이저의 강력한 카리스마로 뭉친 다저스 선수단은
지난 두 시즌의 부진을 딛고 NL 서부 지구 1위에 올랐다
깁슨은 매 경기마다 가장 앞에서 가장 크게 소리치며 선수들을 독려했고
150경기에서 0.290 / 0.377 / 0.483, 25홈런 76타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린 깁슨은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정규 시즌 MVP를 차지했다
깁슨은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의 부상을 당했는데
다저스는 시리즈 스코어 4:3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중심 타자였던 깁슨을 기용할 수 없는 큰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오클랜드와의 월드 시리즈 1차전 3:4로 지고 있던 다저스는 9회말 2아웃에서
동점 주자가 출루하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