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코믹스

* 이 글은 제가 네이버 카페 '부흥'에 연재한 [낙랑군사]의 일부를 발췌 및 수정한 것입니다.

* 이 글 하나만 봐도 무방하도록 서술하였습니다. 이전 글을 안보셔도 상관 없습니다.

한나라는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그 자리에 낙랑군, 임둔군, 진번군, 현도군을 설치합니다.

한나라가 설치한 4개의 군이라고 해서 '한사군'이라고 부릅니다.

<사기> 조선열전

이로써 드디어 조선을 평정하고 사군(四郡)을 설치하였다.

<한서> 조선열전

이리하여 드디어 조선(朝鮮)을 평정하고

진번(眞番)·임둔(臨屯)·낙랑(樂浪)·현도(玄)의 사군(四郡)을설치하였다.

금방 폐치가 되거나 먼 곳으로 이동한 다른 군들과 달리

'낙랑군'은 400년이나 존속하며 우리 역사의 발전을 가로막기도 하고,

때로는 문물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고대사를 이해하려면 낙랑군을 이해해야 합니다.

1. 낙랑군이 대체 뭐야?

하나의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만일 고려가 군사력을 투입하여 일본 큐슈를 완전히 점령하였다고 가정합시다.

그리고 이곳을 직할로 다스리기로 결정하고 '구도(九道)'라는 행정구역을 설치하였다고 가정합시다.

이'구도(九道)'는 여러가지로 고려 본토와는 다른 성격을 가졌을 것입니다.

일단 주민들의 언어는 물론 문화까지도 고려 본토와는 다릅니다.

그리고 구도의 접경은 일본의 중심지인 혼슈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지속적으로 군사적인 위협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는 '구도(九道)'를 직할로 운영하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에

이곳에 고려 본토와 똑같은 행정 체계를 도입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구도(九道)'라는 땅에 고려의 문화를 수백년간전파하면서

그곳의 원주민들도 점점 고려화가 될 것입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고려 본토에서 '조선'이라는 왕조가 새롭게 등장하게 되면

'구도(九道)'는 조선의 행정구역으로 자연스럽게 이전될 것입니다.

낙랑군이 바로 구도와 같은 성격을 가졌습니다.

낙랑군은 국가가 아닙니다. 중국 행정구역의 일부입니다.

그래서 구도가 고려에서 조선으로 자연스럽게 이전되었던 것 처럼

낙랑군도 400년을 존속하면서 한-공손씨-위-진의 순서로 자연스럽게 이전되었습니다.

그리고 낙랑군은 중국의 행정구역이었으므로

중국의 행정 체계가 그대로 적용이 되었고 중국의 문화가 이식되었습니다.

때문에 그곳의 주민들은 처음에는 고조선의 문화를 강하게 영위하였느나

시간이 흐를 수록 중국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낙랑군은 그 주변엔 고구려, 한(韓)과 같은

외부 세력과의접경에 존재하였기 때문에 이들과의 교류와 충돌을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낙랑군(樂浪郡)입니다.

2. 한나라는 왜 고조선 땅을 직할로 다스리기로 했을까?

한나라가 고조선을 멸망 시킨 다음

그 땅을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에 대해서다양한 선택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첫째는 직할을 생각해 볼 수가 있고,

둘째는 항복한 고조선 대신들에게 고조선 땅을 나누어 다스리되 이들에게 충성을 약속받는 간접 지배를 생각할 수 있고,

셋째는 고조선 땅을 형식적으로나마 한나라의 영토라고 선포하고 실질적인 지배는 하지 않는 방법도 있고,

넷재는 고조선을 멸망 시킨 것만으로 만족하고 군사를 퇴각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국력이 강한 나라일 수록 앞선 대안을선택할 것이고

국력이 약한 나라일 수록 뒤에 있는 대안을 선택할 것입니다.

그리고 앞선 대안일 수록 국력이 많이 투입이 되고

뒤에 있는 대안일 수록 국력의 투입이 적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 무제(武帝)는 첫번째 대안을 선택하였습니다.

왜 한나라는 '직할'을 선택하였을까요?

첫째는한나라의 확장 정책에 기인합니다.

한나라는 기원전 127년 오르도스 지역에 삭방, 오원군을 설치하고,

기원전 121년 무위, 주천군을 설치하고,

기원전 111년엔 남월, 동월을 멸망시키고남해, 창오, 울림군 등 9군과 영릉군을 설치하고,

기원전 109년엔 익주군을 설치하였습니다.

즉, 한 무제는 정복하는 지역의 상당수를 '직할'로 하여 중화 세력을 확장하였기 때문에

기원전 108년 고조선을 멸망시킨 직후에도 '직할'로 하여 중화 세력을 확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는 고조선에 대한 '외신제도'가 실패하였기 때문입니다.

[고조선사]에서 보았듯이한나라는 위만왕을 외신(外臣)으로 삼으면서

'변방의 오랑캐로부터 중국을 보호'하는 임무를 부여하였습니다.

또한'주변 세력이 천자와 교류하는 것을 막지 않는 의무'를 부과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정책은 위만왕 당대에는 상당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히지만위만왕의 손자 우거왕은 고조선의 국력이 커지자

그는 대담하게도 한나라와의 관계를 끊어버리고 한나라의 적 '흉노'와 관계를 맺어버립니다.

한나라는 동쪽 변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외신제를 채택하였지만

오히려 그 외신이 적국과 동맹을 맺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바로 '외신제도의 실패'는 한이 고조선 땅을 직할로 다스리게 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외신을 써봤더니 소용이 없으니 차라리 직접 다스리겠다는 것이지요.

고조선 땅에낙랑군을 설치함으로써

고조선 지역에는 한나라에 반대되는 세력이 등장할 수가 없게 되었고,

더 나아가 그 인근의한(韓), 예(濊) 지역까지도

고조선과 같은 거대한 세력이 등장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낙랑군이 존속했던 400년간 고조선 지역에서는 거대한 정치체가 등장하지 못했고,

한(韓) 지역에는 낙랑군이 축출되기 반세기 전이라야백제라는 유력한 세력이 성장하니

낙랑군의 설치는 중국 입장에선 탁월한 선택이요,

우리 입장에선지독한 역사의 지연을 뜻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화에서는 "낙랑군이 한반도에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증거"를 보여드릴 겁니다.

기대되시죠?

한울리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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