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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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표유신01 댓글 0건 조회 837,591,599회 작성일 20-05-06 22:37

본문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고 장소성 밝히기 / 독후감

삶의 신념을 펼치는 도시, 리스본

서론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 뚜렷한 장소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여긴 나의 선택은 틀림없었다.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살아가던 문학교사 그레고리우스의 여행서사를 담은 줄거리는 익히 알고 있었으나, 나는 과제를 위해 책을 천천히 음미하며 리스본이라는 도시와 책 자체에 극심히 매료되었다. 이 책과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서 드러난 포르투갈의 장소성에 매료되어 리스본으로 여행을 떠난 이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이 책에서는 삶의 목적과 자기를 찾아내는, 인간 실존의 문제를 풀어가는 매력적인 장소로써 포르투갈을 가감 없이 담아내고 있다.

책이 보여주는 리스본의 이미지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어느날 갑자기 이방인으로서, 여행자이자 리스본에 녹아들어가는 이로서 바라본 낯설지만 알고 싶은 현대의 포르투갈의 이미지이다. 다른 하나는 그레고리우스를 리스본으로 이끈 책의 저자 - 아마데우 드 알메이다 프라두가 살아갔던 1970년대의 포르투갈이었다. 1970년대, 독재정권에 맞선 시민혁명 시대의 리스본과 그 정서가 독자를 과거로 데러가는 역할을 한다. 이렇듯 조금은 다른 리스본의 장소성들이 드러날 수 있는 이유는 이 책의 구성과도 연관이 있다. 주인공이 읽는 책이자 그의 저자 프라두의 삶을 담은 <언어의 연금술사>의 내용이 액자식 구성으로 세세하게 담겨있음이 그 이유이다. 이 매력적인 소설에서 드러난 포르투갈 리스본이라는 도시의 빠져들 수밖에 없는 장소성을 소개해보려 한다.

내용상 흐름이나 은유적 표현에 맞춘 감상을 너무쓰고싶었는데, 장소성에 집중하려니 참 아쉬웠다.

추리소설처럼 긴장감 넘치고 재미있으면서도 그 속에서 인간 실존의 문제를 다루고있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메르시어의 작품은 보다 풍요롭고 의미 있는 인생의 시간에 바치는 의미시망한 헌사이자 읽을거리다'

- 군터 니켈

본론

Lukermann 은 장소는 끊임없이 새로 나타나거나 생성되며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변화’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장소에 시간이 더해지면서 독특한 역사적 구성요소를 지닌다는 것이다. 또한 이 소설 속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시간의 차이는 행위의 바탕인 장소를 구별하는데 더없이 좋은 기준이 되어주었다.

1. 그레고리우스의 리스본 - 언어만큼이나 매력적인 장소

앞으로 언급할 책속의 리스본이라는 도시는 주인공의 삶과 의미가 원래 거주하던 스위스에서와는 구별된다는 점에서 장소개념이 뚜렷이 나타난다. 그레고리우스라는 인물의 시점으로 바라본 리스본은 그저 공간이 아니다. 빨간 코트의 여성과 아마데우 프라두의 책에 이끌려 우연히 다다른 장소였으나 그에게는 삶을 송두리째 바꿀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장소가 되었다. 그리고 주인공에게 특별한 이 장소를 저자 파스칼 메르시어는 현존하는 구체적 장소로 설정했다.

책을 읽으며 이전에 등장했던 인물들의 헷갈리는 이름을 상기하기위해서는 앞의 내용을 끊임없이 다시 읽어야만했다. 선택적으로가 아니라, 필수적으로 곱씹을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중요한 점은 인물의 이름만큼이나 헷갈렸던 리스본과 스위스 베른시 등의 구체적 지명이 별다른 설명 없이 자세히, 또 자주 등장했다는 점이다. 일상적인 거리의 이름이나 공원의 이름, 그가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들을 가감 없이 담백하게 묘사했다.

더불어 포르투갈어 원어를 그대로 사용한 표현들 덕분에 더욱 명료하게 리스본의 장소들을 담아낼 수 있었다. 여기에서 한 장소를 이해하기 위해 언어가 주는 도움을 십분 활용한 작가의 센스를 엿보았다. 파스칼 메르시어의 원작은 독일어로 쓰였으나, 간단한 포르투갈어 대화와 지명은 포르투갈어 원어로 표현했다. 주인공 그레고리우스도 포르투갈어의 멜로디가 잊히지 않아 다리에서의 여자를 찾아다녔다. 또 그가 찾은 포르투갈어 책의 제목 또한 <언어의 연금술사>였다. 이 점을 미루어보아 저자는 언어에 관심이 많았고, 이를 통해 장소성을 드러내고자했던 것 같다.

주인공 그레고리우스 또한 오랜 삶을 바칠 정도로 낯선 언어와 책들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포르투갈어와 비슷한 라틴어를 ‘그 언어는 온갖 소란스러움에서 떨어져 있었고, 확고부동하며 아름다웠다’라고 표현했다. 이 책은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며 변화하는 형태의 주인공을 등장시키며 등장인물들이 호모 로쿠엔스, 즉 언어적 인간임이 전제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이 작품에서 제시되는 인물의 발전적인 변화과정도 언어활동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그리고 포르투갈의 리스본이라는 장소로부터 마치 언어와 같은 매력을 느꼈다는 것이 나의 해석이다.

이렇게 묘사된 다양한 지명에는 리베르다드 대로 ,거리가 체스판처럼 정리되어있는 아랫동네 바이샤, 리스본의 유혹적인 햇살과 빛나는 광채 , 가장 오래된 알파마 구역, 성의 뒤편 안경가게 , 가헤트 거리와 카몽이스의 조각상, 공동묘지, 호시우 광장 ,상 조르지 성 , 고급스런 건물들, 루쉬 소리아누 거리 프라두의 파란 병원 , 타호강, 기차와 철로, 체스판처럼 생긴 바이샤의 중간에 있는 아우구스타 거리 ,벨렘의 한 교회 등이 있었다. 책을 읽으며 포르투갈어로 표기된 지명들을 모두 체크 해보았다. 꽤 많은 양이었다. 그렇다면 이 안에서 돌아다녔던 그레고리우스에게 이 장소들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처음에는 언어와 같은 매력에 이끌려 알 수 없이 도착한 그 도시에서 지내며 그레고리우스는 자신의 ‘실존’을 찾아낸다. 평화롭고 햇살이 빛나는 포르투갈은 그가 원래 살던 스위스의 베른과는 분위기 자체가 다른 도시였다. 그보다 밝고 따듯하면서도 오래된 건물들이, 그 속의 사람들이 세월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삶의 성찰지’ 라고도 볼 수 있다. 그가 우연히 만나는 인물과 역사들 또한 그 장소의 특성으로 이해해도 될 것이다.

2. 리스본의 현재 도시와 장소성- 자주 등장한 골목과 공원들을 통하여

(1) 체스판처럼 정리된 아랫동네 바이샤

그레고리우스는 바이샤 주변에 자주 출몰한다. 그가 잡은 호텔이 이근처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묘사된 것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 체스판처럼 정리되어있다는 표현이다. 오늘날 바이샤 지구는 리스본 최대의 번화가로 화려한 상점과 광장 및 쇼핑거리로 유명한 아우구스타 거리등의 주요 볼거리를 갖추었다. 주인공은 이 거리를 자주 지나간 것이다. ‘바이샤’는 낯선 땅이란 의미이며 고지대인 ‘바이투 알투’와 ‘알파마’사이에 위치한 신시가지 번화가이다.

(2) 알파마구역

알파마 지구는 상 조르지 성 동쪽 언덕에 위치한 지역이다. 책의 140.p를 통해 이또한 호텔의 주변임을 알 수 있다. 그는 새 안경을 맞추고 호텔로 돌아오는길에 상 조르지 성이 계속 잘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알파마 지역은 1755년 리스본의 지진피해를 당하지 않아 과거의 건축물이 많이 남아있다. 또한 리스본이 발전하기 시작한 최초의 땅이기에 가장 오래된 모습과 더불어 서민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142.p에서 그레고리우스는 ‘고급스런 건물들’이라며 이 거리를 지났다. 147.p와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알파마 구역으로 가는 길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레고리우스는 자신을 찾는 이 여행에서 아름다운 포르투갈의 도시를 거닐었던 것이다. 이곳에는 여행객들에게 꽤 낭만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노란 트램 28번이 있다. 비좁은 골목길을 따라 낡은 집들이 빽빽한 곳까지 삐걱거리며 오르락내리락하는 트램 28번은 주인공이 본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곳은 아래에서 소개할 타호강의 연안에 위치해 있기도 하다.

(3) 호시우 광장

호시우 광장의 정식이름은 ‘동 페드로 광장’이다. 이 광장은 13세기부터 리스본의 중심지로 모든 공식행사가 열려왔고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리스본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오늘날의 호시우 광장은 다양한 노선의 버스와 트램이 많아 교통이 편리하며 리스본 시민과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광장 중앙에는 동 페드루 4세의 동상이 있고, 프랑스풍 분수가 있으며 전통적인 바닥 장신인 물결무늬를 볼 수 있다. 주인공 또한 호시우 광장 근처의 호텔을 잡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120.p '리스본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인 호시우 광장에서 내려... 호텔로갔다'라는 부분을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초기의 그에게 리스본은 관광 명소나 여행 무대로 관심을 끌지 못한다. 리스본은 그가 자기 인생으로부터 도망쳐온 장소였기 때문이다.

(4) 타호 강

포르투갈어로는 테주(Tejo)라고 하는 이 강은 타구스 강이라고도 한다. 스페인에서 발원하여 서남쪽으로 흘러 톨레도를 거쳐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 부근에서 대서양으로 유입된다. 그래서인지 그레고리우스가 기차를 타고 스페인을 거쳐 올 때부터 타호 강이 계속해서 언급된다.

이렇게 소개한 리스본의 장소들은 모두 오늘날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여행지이다. 또한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독자들은 직접 그 장소들은 만나기 위해 리스본에 방문한다. 실제지명을 소설에 사용하면서 현존하는 장소의 이미지와, 소설속의 정체성을 겹쳐볼 수 있다는 사실을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3. 1970 아마데우 프라두의 리스본 - 액자식 구성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볼 수 있는 아마데우 프라두. 그는 그레고리스가 포르투갈로 찾아오도록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같은 이상을 가졌지만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던 주인공은 매력적인 책의 저자를 찾아 리스본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 책의 저자는 이미 죽은 후였고, 주인공은 우연히 그와 관련된 인물들을 만나고, 프라두의 책을 번역해 읽어나가면서 1970년대의 리스본을 엿본다. 그 사이에서 독자인 우리 또한 다른 시기의 리스본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아마데우 프라두의 시야로 보는 색다른 리스본을 말이다.

아마데우 프라두는 1970년, 카네이션 혁명이 일어나던 시기의 리스본에 존재하던 인물이다. 그는 장소의 내부성의 개념에서 바라보았을 때 1970년대의 리스본에 소속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즉 그곳과 동일시된다고 볼 수 있다. 그를 통해 우리는 리스본의 역사적 정체성을 느낀다. 더욱 깊이 내부에 있게 될수록 장소와의 동일시, 즉 장소에 대한 정체성은 더욱 강해지기 때문에 독재정권 타도를 위한 싸움의 가운데에 있었던 프라두를 통해 우리는 그때의 리스본을 마음깊이 관계 맺을 수 있는 것이다.

수업시간에도 장소의 본질로 언급된 바 있는 가브리엘 마르셀 Gabriel Marcel의 “개인은 자신의 장소와 별개가 아니다. 그가 바로 장소이다.” 라는 말은 이 책의 아마데우 프라두가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4. 카네이션 혁명 - 장소와 역사

앞서 말했듯 그레고리우스는 포르투갈의 카네이션 혁명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알아가지만, 프라두 아마데우는 그 가운데에 있었던 인물이다.

간단한 줄거리를 보자면, 귀족 가문 출신이자 판사 아버지를 둔 아마데우는 조지와 절친이 된다. 두 청년은 사회주의 사상에 공감하고 우정을 나눈다. 하지만 독재자 살라자르에 맞선 혁명(카네이션 혁명)을 꿈꾸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청년 아마데우 프라두는 갈등한다. 의사의 사명감으로 악명 높은 앞잡이 멘데즈를 살려내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배신자라는 사람들의 손가락질이었다. 결국 혁명에 동참하지만 스테파니아를 두고 삼각관계 때문에 친구 조지와 멀어진다. 나중에는 그의 지병으로 죽게 되어 주인공 그레고리우스가 만나지는 못하지만, 주인공은 그의 여동생과 조지, 스테파니아 등 과거 프라두와 함께했던 이들을 만나며 과거 의 흔적을 찾아낸다.

이 이야기의 배경으로 등장한 카네이션 혁명(포르투갈어: Revolução dos Cravos) 은 1974년 4월 25일에 발생한 포르투갈의 무혈 쿠데타이다. 포르투갈 내에서는 날짜를 따서 4월 25일 혁명(포르투갈어: 25 de Abril )이란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린다.

이 혁명은 40년 이상 계속된 독재 정권인 살라자르 정권과 계속되는 식민지와의 전쟁에 대한 반발감으로 좌파 청년 장교들이 주도하여 발생되었다. 시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덕분에 군사 쿠테타가 카네이션 혁명으로 만들어 졌으며 24시간 이내에 끝낸 무혈혁명으로 장식되었다. 카네이션 혁명이란 이름은 혁명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거리의 혁명군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지지 의사를 표시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카네이션 혁명은 포르투갈 민주화의 시발점으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사건 이후 대내적으로 사회당과 사회민주당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포르투갈 정치의 발전을 꾀하였다. 또한 상호 견제와 협조체제를 이루며 민주화의 성숙 단계로 전진하는 기틀을 마련한 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도 1986년 유럽연합에 가입하여 유로화로 통일하고, 유럽 연합을 통해서 다른 유럽 국가들과 상호 협력아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모든 면에서 활발하게 교류함으로서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결론

메르시어의 소설의 특징은 추리물처럼 긴장감이 넘치면서도 언어와 사유, 기억의 문제 등 지적 세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인물에 완벽히 몰입한 상태에서 간접적으로 이 장소를 경험할 수 있었다. 즉 대리적 내부성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욱 매력적인 사실은 시대에 따라 달랐던 리스본의 두 가지 정체성을 밝혀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하나의 책에서 그레고리우스와 아마데우 두 인물의 시각으로, 다른 두 시기의 장소성을 읽어낼 수 있었다. 그레고리우스의 시각에서는 삶을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주어진 매력적인 도시로, 아마데우의 시각에서는 독재 속에서 혁명하는 정신으로 장소성을 읽어내었다.

책의 구성과 은유적 표현들까지 우수했던 작품에서 두 주요인물 그 자체이자, 그들의 삶의 배경이었던 장소성을 밝혀낼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는 같은 장소의 정체성이고 어찌 보면 동일한 정체성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는 누군가 가 저를 '완전히' 이해하는 걸 원하지 않아요.

왜 아무말도 하지 않았어? 지친 체념의 분노가 묻어났다.

마리아 주앙

지순했던 사랑, 손을 대지 않았던 사랑

슬픔속에서도 자기에게 이 말을 하지 않은, 친근함을 거부한 오빠에게 분노하는구나

포르투갈 가고싶다. 언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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